ADVERTISEMENT

국내기업들, 북한IT산업 진출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난 6월 남북 정상회담이후 남북경협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IT(정보기술) 분야에서도 씨스젠, 하나로통신 등 남측기업들의 북한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97년 귀순해 기업들을 상대로 대북사업에 관한 컨설팅사업을 하고 있는 방영철 ㈜평양컨설팅 사장은 20일 "현재 남측 기업 20여개사가 북한 IT(정보기술)산업에 진출했거나 교섭중"이라고 밝히고 "최근에는 이들 대북진출업체들간에 과열경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등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사이버정보문화 연구회 주최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제12회 수요포럼에서 방 사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IT분야의 대표적인 대북사업 업체로 씨스젠, 하나비즈닷컴, 삼성전자, IMRI, 엘사이버, 하나로통신 등을 꼽았다.

방 사장에 따르면 씨스젠은 북한과 독점계약을 맺고 범태평양조선민족개발촉진협회(범태)의 남한내 사업을 대행하는 유일한 회사로 가장 활발한 대북사업을 벌이고 있다.

씨스젠은 남북한 전자상거래를 위한 사업을 준비중이며 그 첫번째 사업으로 북한산 수의(壽衣)를 거래하는 '엔젤슈트'(http://www.angelsuit.co.kr)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 이달초 범태와 공동으로 추진중인 남북경협사업을 통일부로부터 승인받아 지난 7일부터 범태가 운영하는 조선인포뱅크(http://www.dprkorea.com)의 미러사이트인 '위시패밀리닷컴'(http://www.wishfamily.com)의 시험운용에 들어갔다.

씨스젠은 이 사이트를 통해 북한이 제공하는 경제, 법률, 문화, 도서, 여행, 의약 등 남북경협에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하나비즈닷컴의 경우 북한의 금강산 국제그룹과 공동으로 단둥(丹東)과 신의주 등에 벤처밸리를 조성, 북한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유치해 남북한 공동의 소프트웨어개발사업을 추진중
이다.

하나비즈닷컴은 현재 단둥에 200평 규모의 남북교역센터를 설립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실정이라고 방 사장은 전했다.

삼성전자는 북한 조선컴퓨터센터(KCC) 베이징 지부에 73만달러(8억원)를 투자하고 KCC가 북한의 소프트웨어인력 10명을 파견, 공동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컴퓨터주변기기업체인 IMRI는 북한에 컴퓨터모니터보드 조립공장을 설립, 생산중이며 일본 조총련계 소프트웨어업체인 시지에스와 50대 50의 지분으로 1억엔을 투자, 북한 소프트웨어 유통과 공동개발을 위한 합작법인 `유니코텍'을 일본에 설립하는 등 활발한 대북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엘칸토의 자회사인 엘사이버는 최근 북한의 광명성총회사와 인터넷 3D(3차원입체)콘텐츠 임가공사업을 위한 1차 합의서를 교환하고 연내에 인터넷분야의 대북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북한 삼천리 총회사와 3년동안 13만달러(1억5천만원)규모의

온라인 바둑게임 수입계약을 체결했고, ADSL(비대칭 디지털가입자회선)신호분배기 임가공계약을 맺어 평양에 공장을 확보, 11월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국전산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통신정책연구원, 산업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등 인문, 사회, 이공계 연구소의 전문가들과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등 대기업의 임원들은 `통일 IT포럼'을 결성, 21일 공식 출범할 예정이어서 대북사업에 관해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방 사장은 "남측 기업들의 북한진출 과정에서 과열경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고 상호이익차원보다는 일방적인 상업적 이익추구에 치우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IT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데다 남북한의 사이버교류가 특정기업, 특정인에게 국한되어 있으며 남북한 사이버교류에 관한 제도적 및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