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판매 열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중앙일보

입력

IDC가 2000년 하반기 PC 시장에서 컴팩과 델이 선두를 차지하고 미국과 아태지역 시장이 활황을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PC 시장은 아직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IDC는 2분기 매출 실적과 미국과 일본에서의 수요증가를 근거로 3분기에는 전세계 PC 판매가 전년에 비해 18.5%나 증가해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IDC는 3분기 전세계에서 판매될 PC가 데스크톱, 노트북, 서버 등을 포함해 334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전세계 판매는 지난해 대비 18.5%, 2분기 대비 10% 증가해 대략 3030만대를 기록하고 있다.

IDC 퍼스널 시스템 조사담당 그룹 부사장인 브루스 스테판은 “우리는 처음 세계적인 PC 출하량을 약 3300만대로 보고했다가 후에 40만대를 추가시킨 3340만대라는 집계를 내놓게 됐다. 이는 미국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과 아시아 경제의 회복 덕분”이라고 밝혔다.

일본과 한국경제 회복 덕택

일본과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경제 회복으로 기업 판매, 특히 소비자 판매가 활성화 됐다. 세계적으로 소비자 시장은 34% 가량 성장했다.

스테판은 “중국과 인도처럼 PC 판매 실적이 좋지 못했던 나라들까지 감안하면 전세계 PC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올해 성장률을 약 19%로 잡고 있다. 올 상반기의 18.2%에 비해 하반기에는 시장이 약 19.5%로 성장할 것이다. 19%라는 성장률은 세계적인 수요가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올해 성장률은 1999년의 23.4% 수준을 넘지 못하겠지만, 특히 아시아 경제 침체로 인해 고작 12.8%에 머물렀던 1998년을 비롯해 다른 어느 해보다도 나은 실적이다. 1997년과 1996년의 성장률은 각각 15.9%, 18.1%였다.

2분기 최대 실력자는?

이전과 비교할 때 PC 벤더의 2분기 시장점유율은 전과 별 차이가 없다. 델 컴퓨터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는 컴팩 컴퓨터를 앞질렀지만 전세계 시장에서는 컴팩 컴퓨터에 밀려났다.

컴팩은 IBM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다시 한 번 밀렸다. 그 덕분에 델, 게이트웨이, 휴렛팩커드의 성장률은 45%까지 크게 상승했다.

HP의 판매량은 1999년 하반기에 비해 45%나 증가했으며 델은 27%, 게이트는 14% 증가했다. 하지만 컴팩은 6%, IBM은 거의 19%나 떨어졌다.

미국 시장은 2000년 전세계 총 1억 3500만대의 판매량 중에서 거의 5000만대나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컴팩은 전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13.2%를 차지해 4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판매 면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시장점유율에 있어서는 7포인트 가량 성장했다.

스테판은 “1년 전 실적과 비교한다면, 컴팩은 서버 시장에서는 거의 변동이 없으나 데스크톱에서는 1.5포인트 하락했고 포터블 시장은 2.5포인트 가량을 상실했다. 전세계 판매에서 2위를 차지한 델은 지난 분기에 컴팩과의 간격을 좁혔다. 2.5포인트 가량 차이가 났으나 이번 분기에는 2포인트 이하로 간격이 좁혀졌다. 하지만, 컴팩은 자체 생산라인을 개선했기 때문에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컴팩은 소비자 영역에서는 여전히 HP로부터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게다가 기업 시장에서는 항상 수많은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델의 경우

세계 제 2위를 차지한 델은 22% 성장률을 보였다. 약 350만대의 PC를 출하하고 11%의 시장점유율을 장악했다.

스테판은 “세계적인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은 컴팩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델은 아태 지역에서는 컴팩이나 IBM만큼 탄탄한 판매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델은 로우엔드 소비자 PC 시장을 괄시해 손해를 보고 있다.

HP와 IBM은 사실상 세계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한 격이다. 7.45%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HP는 36%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최상의 실적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3위로 부쩍 뛰어 올랐다. HP는 22억 5900만대 가량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스테판은 HP의 성장 원인을 소비자 시장에서 매우 공격적인 태도 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HP는 포터블 시장에서도 엄청난 판매 증가세를 보이며 세계 9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입지를 잃은 IBM

IBM은 판매량 5400대로 3위 자리를 놓치고 말았다. 그뿐 아니라 세계 5대 기업 중에 시장점유율을 상실한 유일한 기업이 됐다.

7.43%라는 시장점유율로 4위를 차지한 IBM은 그간 유지해오던 입지를 상실하게 됐다. IBM은 판매량 22억 5400만대로 마이너스 4% 성장률을 기록했다.

스테판은 IBM이 올 초 소매부문에서 손을 뗀 것이 마이너스 성장률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IBM의 뒤를 이어 출시량 140만대, 시장점유률 4.6%로 후지쯔-지멘스(Fujitsu-Siemens)가 5위를 차지했다.

위의 수치는 IDC가 컴퓨터 유통업체와 최종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출하된 데스크톱 PC, 노트북 PC, PC 서버의 수를 집계해 얻은 것이다. @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