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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관혼상제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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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인류는 공동체생활을 통해 희노애락을 여러 형태의 의식(儀式)으로 승화시켰다.

백일잔치와 돌잔치.성인식.결혼식.장례식 등 인간의 생애에는 단락단락마다 그 의미를 함께 새기는 의식이 행해진다.

이런 의식과 거기서 펼쳐지는 놀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행사가 29일부터 닷새간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열린다.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관혼상제 등의 의례와 풍속을 하나의 축제로 꾸민 '세계 통과의례 페스티벌 2000' .통과의례를 주제로 한 세계 최초의 문화행사다.

이번 페스티벌의 취지는 세계 각 나라와 민족의 독특한 통과의례를 충실하게 재연해 건전한 가정문화의 정착과 윤리회복의 장을 마련한다는 것. 축제 참가자들은 각국의 통과의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서울 천년 타임캡슐광장' 에서 열리는 '생의 길' 행사에서는 '태초의 길' '생사의 길' '환생의 길' 을 각각 설치해 어머니의 자궁속 체험과 각국의 다양한 관에 직접 들어가 느끼는 죽음, 환생 등을 참가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한옥마을 내 전통정원길에 여러개의 포스트를 설치해 제기차기.투호.장승깎기.새끼줄 꼬기.물동이 또는 지게 지고 걷기.단체 줄넘기.윷놀이.공기놀이.실뜨기.굴렁쇠 등의 우리 민속놀이와 발리.중국 윈난성(雲南省)의 성년의례를 놀이화한 통과코스를 설치하는 등 어린이들을 겨냥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29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전야제에서는 이애주와 전통춤회.이광수 풍물굿패.민속악회 시나위 등이 나와 축하공연을 하고 10월3일 오후 8시 폐막식에는 행사 참가단체들과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뒤풀이 한마당이 펼쳐진다.

이번 행사에 공식 초청된 해외공연단체는 인도네시아 발리 민속예술단과 중국 윈난성 후아떵(花燈)예술단.

발리 민속예술단은 성인의례와 혼인의례.발리섬 민속공연을 보여주며, 오후 6시엔 발리춤 강습회도 연다. 중국 후아떵예술단 역시 성인.혼례의례와 민속공연을 한다.

주최측은 영상자료 상영관에서 이번 행사에 초청하지 못한 마다가스카르.세네갈.뉴기니.바누아트 등 세계 오지 민족들의 통과의례 영상자료를 상영한다.

국내 공연으로는 서울 암사동 지역에서 전승되는 출상(出喪)놀이인 '강동 바위절마을 호상놀이'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 10호)와 한국의 전통제례무 '종묘제례일무' 등이 펼쳐진다.

기획공연으로는 '동편제 판소리 한마당' '심우성의 얘기장사' '극단 사다리 연극놀이' 가 마련돼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애를 담은 이야기를 관객에게 풀어낸다.

이번 행사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진택씨는 올해 대전유머페스티벌 추진위원회 위원장과 97.98과천마당극 큰잔치 집행위원장 겸 예술감독을 역임한 축제 전문가.

그는 "우리의 미풍양속을 계승.발전시키고 인류문화의 미래를 전망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시킬 계획" 이라고 말했다.

주최측은 '새천년 씻김과 맞이 통과의례' 를 주제로 하는 올해 행사에 이어 '한민족의 뿌리를 찾아서' '월드컵 참가국의 통과의례' '인류문명사 속의 통과의례' '세계의 소수민족을 찾아서' 등 다양한 주제로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02-2296-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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