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민주당 공심위원장 이학영·강금실 압축 … 한나라는 아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비상대책위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는 박근혜 위원장. 박 위원장은 회의에서 한나라당 당명을 바꾸기로 결정했다(사진 왼쪽). [김형수 기자] 26일 충남 홍성교도소를 찾은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BBK 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로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면회하러 들어가고 있다(사진 오른쪽). [연합뉴스]
이학영(左), 강금실(右)

이학영 전 YMCA 사무총장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민주통합당의 공천심사위원장으로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 26일 당 관계자는 “공천권을 행사하는 공심위의 수장은 외부 인사가 아닌 당내 또는 당과 인연이 깊은 인사를 선임하기로 지도부가 의견을 모았다”며 “이 전 총장과 강 전 장관은 당 사정을 알면서도 공정한 심사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확정은 다음 주 초 이뤄진다.

 이 전 총장은 자신이 위원장을 맡을 경우 ‘4월 총선에 불출마하고 비례대표직도 포기할 수 있다’는 의견을 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순창에서 태어난 그는 전남대를 졸업하고 28년간 사회단체에서 활동했다. 최근 당 지도부 경선에 도전했지만 탈락했다. 그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호남과, 지난해 12월 통합으로 당의 한 축이 된 사회단체들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호남 출신을 앞세워 호남 물갈이를 하려 한다”는 옛 민주당 출신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반면 강 전 장관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와 ‘누구도 대놓고 반대하지 않는 무난함’이 강점으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국민에게 당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선 위원장의 인지도가 중요하다”며 “오래전부터 당과 함께해온 분이기 때문에 거부감도 덜한 편”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은 한명숙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의 변호인으로 2년 넘게 활동했다.

 민주통합당의 공심위원장 인사 구상엔 ‘2008년 총선 학습효과’가 작용했다. 4년 전 공심위원장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 출신의 박재승 변호사를 영입하고 박경철 안동신세계병원장 등 외부 인사 6명을 영입해 대대적 물갈이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82석을 얻는데 그쳤다.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얻었던 과반 의석(152석)의 절반 수준이었다. 결국 18대 총선 당시 개혁 공천의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19대 총선에선 과반 의석 탈환을 목표로 한다는 현실론이 내부 공심위원장으로 방향을 이끈 셈이다.

 이에 비해 일찌감치 외부 공심위원장으로 방향을 정한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선을 놓고 마지막 저울질을 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26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의 공심위원을 맡겠다는 분은 굉장히 많다. 정말 최선의 공심위원을 선정하려는 것이지 인물이 없어 늦어지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에게 “주변에 좋은 분들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위원장에는 현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재야 출신 원로 인사 가운데 2배수 정도로 압축된 상태라고 한다. 김종인·이상돈 비대위원도 그에 대해선 “공천도 해보고, 총선을 치러본 최적임자”로 적극 추천하고 있다. 윤 전 장관은 2004년 4월 천막당사에서 17대 총선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당시 박근혜 대표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 그러나 박근혜계 의원 사이엔 “평소 박 전 대표에게 비판적인 발언을 많이 한 사람”이라며 반대하는 이도 많다. 사회단체 활동을 해온 손봉호(73) 고신대 석좌교수를 대안으로 거론하는 이도 있다. 김종인 위원은 이날 다른 후보군인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 법륜 스님을 놓고 “종교계 인사는 안 된다”고 못을 박기도 했다고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