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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 쥬베이〉가와지리 요시아키 감독 내한

중앙일보

입력

일본문화 3차개방 이후 일본애니메이션 개봉 1호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무사 쥬베이〉(원제: 수병위인풍첩). 문제장면 삭제여부를 둘러싸고 많은 진통이 오간 끝에 드디어 무삭제 심의를 통과해 오는 30일 한국관객에게 첫 선을 보인다.

이 작품의 감독을 맡은 가와지리 요시야키 감독과 제작사 매드하우스의 대표 마루야마 마사오는 한국을 방문,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에 첫 상영되는 소감과 자신의 작품 세계를 밝혔다.

하드고어 애니메이션의 거장이라 불리는 가와지리 요시야키 감독은 1968년 데즈카 오사무의 '무시 프로덕션' 입사후 1972년 '매드하우스' 설립에 참가했으며 1984년 〈신세기 렌즈맨〉으로 데뷔했다.

가와지리 감독은 호러 소설 작가 키쿠치 히데유키의 소설을 원작으로한 〈요수도시〉(1987년)로 제5회 일본애니메이션 대상에서 '감독상'과 'OVA작품상'을 받았으며 이후 〈마계도시 신주쿠〉, 〈미드나잇 고우쿠〉, 〈사이버시티 OEDO808〉 등의 작품을 꾸준히 제작했다.

가와지리 감독은 "애니메이션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애로티시즘과 폭력성을 적절히 배합할 줄 하는 색깔 있는 감독이다.

제작사인 매드하우스 대표 마루야마 마사오는 1965년 무시 프로덕션에 입사한 뒤 1972년 가와지리 요시야키, 린타로 등과 함께 매드하우스 설립에 참여한 창립 멤버다.
1980년에 매두하우스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며 1983년〈환마대전〉, 1985년 〈카무이의 검〉, 1986 〈시공의 여행자〉, 1987년 〈요수도시〉등을 제작했다.

'쥬베이의 사건파일'이라는 뜻의 원제〈수병위인풍첩〉의 감독과 제작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우선 작품이 한국에 무삭제 상영되는 소감을 말해달라.

"(감독) 나의 작품은 세계적으로 통합된 엔터테인먼트를 지향한다. 한국에 개방된 것을 아주 좋게 생각한다. 기쁘다."

"(제작자) 이 작품은 제페니메이션 중에서도 대표적인 작품이다. 영상이 아름답고 진행 템포도 빠르며 즐길만한 것이 많다. 좋게 봐 달라."

- 하드고어 애니메이션 작가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감독)하드고어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하드고어는 내가 연출하고자 하는 센스에 맞다. 이건 철학이 아니라 취향이라 할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감독으로서의 철학이라면 여러사람이 즐길만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 이 작품은 감독의 모든 것이 투입된 작품이라 들었는데?

"(감독)〈무사 쥬베이〉는 하고 싶었던 것을 많이 넣어 만들었다. 어릴때 닌자붐이 일었었는데 그때부터 닌자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항상 만들고 싶었었는데 기회가 왔고 비로소 만들게 되었다. 만들고 싶었던 것을 만들었기 때문에 〈무사 쥬베이〉는 모든 것이 집대성 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린타로 감독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는데?

"(감독)데자키 오사무, 린 타로와 같이 작업했었고 그 영향이 크다."

- 이 작품에서 가와지리 감독은 원작, 각본, 감독, 캐릭터디자인 이라는 1인 4역을 담당했는데 이 중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감독)스토리를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다. 원화도 재미있었다. 그림을 움직이게 할 때 흥분감을 느끼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 비장미와 비주얼적인 부분을 중요시 여기는 것 같다. 이런 부분에 대해 영향을 받은 작품이나 소설 등이 있다면?

"(감독)의식하고 있지는 않지만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특별히 영향받았다고 할 만한 특별한 것은 없다."

- 매드하우스가 성인취향의 작품에서 최근에는 〈카드캡쳐 사쿠라〉 등과 같은 대중적인 취향의 작품을 많이 만드는 것 같다. 작품노선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해 듣고 싶다.

"작품 제작 노선을 바뀌었다고는 할 수 없다. 매드하우스는 그 동안 작품을 다양하게 만들어왔고 또 재미있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작품에 따라, 감독에 따라 제작하기 때문에 특별한 제작노선 같은 것은 없다. 작품에 공통적인 것이라면 실험적인 것과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재미있고 아름다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 하청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무사 쥬베이〉에도 한국 하청 작업이 들어갔는지 궁금하다.

"(제작자)하청이라는 표현이 참 어렵다. 나는 하청이 아니라 협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 없었다면 매드하우스 작품을 만들 수 없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동화, 색채 등을 담당하는데 일본에서 떨어진 부분이 훌륭하게 나온 것은 한국의 힘이라 생각한다."

- 하청작업을 통해 볼 때의 한국 애니메이션 수준은 어느정도라고 생각하나?

"(제작자)전반적으로 볼 때 한국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지나온 시기를 겪고 있다. 한국은 일본보다 미국의 하청작업이 더 많다. 미국은 작품에 대한 모든 것이 결정되어 넘어오기 때문에 오리지널 작업을 하는 훈련이 잘 되어있지 않다.
한국 작품은 아직 미숙하다. 시장에 나온 아직 덜 익은 과일 같다. 아직은 미숙하지만 2~3년 길게는 5년정도 지나면 일본애니메이션과 맞먹는 수준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 한국 사람들은 미국 애니메이션 작품을 더 많이 접했다. 디즈니의 작품과 비교했을때 일본애니메이션이 우수한 점이 어떤 것이라 생각하는가?

"(제작자)일본애니메이션의 파워는 TV시리즈가 많다는 것이다. 양이 많기 때문에 좋지 않은 작품도 많지만 훌륭한 작품도 나온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경우 만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만화가 인기를 끌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 한국에서도 많이 만드는데, 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때 작가 개인적인 색깔을 버리고 애니메이터와 협력하면 좋은 작품이 나오리라 생각한다.

애니메이션은 갑자기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제작자, 관객, 감독, 스폰서 등의 전체적인 주변의 환경이 애니메이션을 키워나가는 거라 생각한다."

"(감독)일본의 애니메이션 역사는 반세기에 가깝다. 나는 데스카 오사무의 〈불새〉를 보고 다른 매체가 할 수 없는 뛰어난 매체가 바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본 자체는 이렇게 애니메이션이 성숙할 수 있는 환경에서 성장해왔다.

어디서는 일본에서는 어른들도 만화를 읽는다고 하는데, 그것은 어른들이 읽을 수 있는 만화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한다. 만화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다. 성인용 애니메이션 〈무사 쥬베이〉도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무사 쥬베이〉는 1993년 작품이다. 벌써 7년이 지났는데 2000년 판을 만들 생각은 없는지?

"(감독) 〈무사 쥬베이2〉는 언제든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요즘은 CG를 이용한 작품이 많으니, 발달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하면 이때까지 즐길 수 없었던 것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 이 작품 상영으로 폭력이나 성에 대해 논란이 많았다. 어떻게 생각하나?

"(감독)일본내에서는 이런 것이 확립되어 있어서 별 논란이 없었다. 이 작품은 성인용으로 제작되었다. 한국에서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용'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논란 속에서 개봉된다는 것은 센세이션한 일이다.

(제작자)처음에는 등급에 관해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개봉할 때 18세 이상이라는 것을 듣고 안심했다. 개봉 결정을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작품에 폭력과 섹스만 다루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 나타내려고 하는 것은 러브스토리이고 하드적인 부분은 필요에 의해 삽입된 것이지 그 자체를 위해 들어간 것은 아니다. 〈무사 쥬베이〉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러브스토리다."

- 이번 부산영화제에서 뱀파이어 헌터D가 상영되는데 소개를 부탁드린다.

"(감독)엔터테인먼트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세계를 타겟으로 만들었다. 아마도 〈무사 쥬베이〉 보다 더 재미있다고 생각한다.(웃음)"

- 미야자키의 작품의 경우 캐릭터가 비슷한데, 가와지리 감독은 캐릭터가 약간씩 다르다.

"(감독)원화는 내가 직접 그린다. 그러나 나머지 인물 보정은 작가들에게 맡긴다. 그 부분에서 달라진 것 같다."

- 〈무사 쥬베이〉의 마지막부분이 터미네이터와 비슷하다. 혹시 영향을 받았는지?

"(감독)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쥬베이가 죽지 않고 떠나는 것의 설정은 결국 쥬베이는 최후의 적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에 죽이지 않는 것이 옳다고 보았다. 터미네이터와 죽지 않는다는 것이 비슷할 지 모르나 〈터미네이터〉와 같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든 것은 아니다."

- 감독의 작품이 폭력적이다거나 선정적이다라는 말이 많은데, 이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어떤지?

"(감독)한국에서는 성인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부분이 면역이 되어있지않아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제작 방식을 쓴 것이다. 이 작품이 실사였을 때도 이런 비판이 있을지 모르겠다. 폭력과 선정은 작품 스토리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

- 〈무사 쥬베이〉에서 특히 8명의 괴물 캐릭터가 또 하나의 재미인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는지?

"평소때 바보같은 생각을 많이 하고 즐기는 편이다.(웃음) 어릴때 본 닌자의 영향을 받은 것도 많은데 그때 본 것을 반영할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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