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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간 〈보이즈 투 멘〉

중앙일보

입력

필라델피아 예술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우연히 화장실에서 아카펠라로 노래를 불러본 것이 계기가 돼 1988년에 그룹을 결성한 4인조 그룹 보이즈 투 멘.

'천상의 하모니' 라 불리는 이들이 최근 네번째 앨범을 선보였다.

흑인 특유의 풍부한 감성에 부드럽고 깨끗한 화음을 구사해내는 이들의 개성과 솜씨가 그대로 살아있다.

먼저 97년에 3집 〈에볼루션〉(Evolution)을 발표한지 3년 만에 발표한 이 음반의 제목이 〈네이슨, 마이클, 션, 완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데뷔 앨범이 아닌데도 멤버들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들은 91년 데뷔한 이래 1, 2집을 통해 그래미상을 연거푸 수상하는 등 팝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이들 역시 시간이 지나며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다는 두려움에서 그리 자유롭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런 배경에서 보자면 이번 음반은 새로운 도약에 대한 남다른 고민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 앨범에 담은 음악이 바로 우리들 자신" 이라고 말하는 이들은 이번 음반에 "기본에 충실해 처음 시절로 돌아가자는 뜻을 담았다" 고 말했다.

첫 곡 〈뷰티풀 우먼〉은 라틴풍의 리듬 앤드 블루스 곡으로 강한 댄스리듬과 보이즈 투 멘 특유의 화음이 절묘하게 결합한 곡.

대단히 매끈하다는 게 오히려 흠이 될 수 있을 정도로 리듬과 멜로디의 조화를 보여주는 이 곡은 특히 국내 팬들에게 사랑받을 곡으로 점쳐진다.

최소한의 악기 연주로 들려주는 이들의 수려한 아카펠라 솜씨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한 드럼 연주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육중하게 얹어 들려주는 〈아이 두〉나 〈생큐 인 어드밴스〉는 특히 이들의 초기의 화려한 목소리를 연상케 한다.

사람의 목소리는 어떤 악기보다 풍부하면서도 깊이를 지닌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는 것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감미로운 〈드림스〉같은 곡도 부담없지만 맑은 기타 소리를 포근한 하모니로 감싸고 있는〈두 유 리멤버〉등은 특히 아름답다.

대부분 중간 템포의 편안한 곡들이지만, 이들은 테크노풍의 흥겨운 리듬이 두드러지는 〈바운스, 셰이크, 무브, 스윙〉을 통해 색다른 면모를 과시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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