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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미·보첼리 성화 축하쇼

중앙일보

입력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42)와 한국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37)가 올림픽 성화 축하 갈라쇼 무대에 함께 선다.

개막식 전날인 14일 오후 7시30분 시드니의 명물인 오페라하우스에서다. 시드니올림픽 문화 행사 중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보첼리는 이날 공연 전에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성화를 건네받아 팝가수 올리비아 뉴튼존에게 다시 성화를 넘겨준다.

콘서트는 당초 보첼리 단독공연으로 기획됐으나 그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조수미도 함께 출연할 것을 요청해 성사됐다. 이들이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추기는 지난 5월 도쿄.서울 공연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조직위 측은 기자회견에서 열두살 때 시력을 잃은 보첼리의 사적인 사항에 대한 질문을 금지하기도 했다.

보첼리는 "올림픽의 참뜻은 최선을 다하는 데 있습니다. 호주 데뷔 무대인 만큼 실력을 최대한 보여주겠습니다."

조수미가 말을 이었다. "2년 전 멜버른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어 호주는 익숙한 편입니다. 하지만 세계가 주목하는 올림픽 개막 전날 최고의 무대를 장식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됩니다."

문화.환경 등 차이가 큰 그들이 한 무대에 서는 것에 대해 질문이 몰렸다.

보첼리의 대답은 명료하다. "스포츠도 마찬가지지만 음악 앞에선 인종.국경 등의 의미가 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성실성이죠. 조수미와 노래할 때 우리는 하나가 됩니다."

조수미도 적극 동의한다. "보첼리와 음악으로 대화하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입니다. 음악은 상황을 초월하죠."

보첼리는 휴머니스트적인 면모도 보였다.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로 오면서 인도 등 많은 가난한 나라들의 상공을 지나쳤습니다. 음악으로나마 못사는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공식 회견 뒤에 따로 만난 조수미도 그런 보첼리를 칭찬했다.

"정말 겸손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늘 공부하는 자세 등 본받을 점이 많습니다. 장애인이면서도 다른 어떤 사람보다 성격이 밝고 명랑한 편이죠."

그들은 이번 무대에서 도니체티.로시니.베르디.푸치니 등이 작곡한 오페라 아리아 명곡을 부른다.

50만원이 넘는 입장권은 이미 오래 전에 매진됐다. 달콤하면서도 힘이 있는 음색의 보첼리와 신이 내려준 최고의 목소리라는 조수미의 앙상블이 올림픽 개막 전날을 흥겹게 달굴 것으로 기대된다. 그들은 시드니에 이어 퍼스(19일).멜버른(22일)에서도 공연한다.

또한 조수미는 16일 시드니 스테이트 시어터에서 별도의 단독공연(오후 7시30분)을 연다.

교민 문화기획 단체인 민교의 초청에 응한 것. 올림픽 아트 페스티벌의 예정된 행사가 아니라 호주측의 반대가 있었으나 조씨가 밀어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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