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안철수의 사람들’로 불리던 이들이 한나라당의 19대 총선 공천을 맡게 될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심사위원장 인선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비대위원 사이에서 윤여준(73) 전 환경부 장관, 인명진(66) 갈릴리교회 목사와 법륜 스님(59) 등이 공심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쇄신분과위원장인 이상돈(중앙대 교수) 비대위원은 24일 기자간담회에서 “공심위원장은 대내외적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이고, 실물정치를 아는 분이 맡아야 한다”며 “윤여준 전 장관 같은 분이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주광덕 비대위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세 사람처럼) 안철수 교수와 뜻을 같이해온 사람들을 포용하는 면에서나 국민 공감을 위해서도 좋은 인선”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윤 전 장관은 한나라당에서 두 차례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아 정치권에선 ‘전략가’로 꼽힌다. 2000년 16대 총선 당시엔 총선기획단장으로 공천 실무를 주도했었다.
인명진 목사는 박 비대위원장이 대표이던 2006년 직접 윤리위원장으로 영입한 인물이다. 법륜 스님은 제3신당 추진 움직임을 보이다 중단한 상태다. 세 사람 모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 문제와 관련해 자문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일부 비대위원과 생각을 같이하고 있는지는 불투명하다. 한 측근은 “박 위원장은 18대 총선 때 ‘친박 공천 학살’을 지켜본 경험이 있는 만큼 공심위원장은 ‘국민적 신망과 동시에 안정성’을 갖춘 인사를 찾고 있다”며 “개성이 강한 세 사람의 스타일이 당의 전체 흐름과 쉽게 융합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사자들도 펄쩍 뛰고 있다. 윤 전 장관은 “박 위원장이 나한테 그런 제안을 할 리 만무하다”고 했다. 인명진 목사는 “공천에서 탈락된 사람이 죽기 살기로 대들 텐데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자리”라고 사양했다. 법륜 스님의 한 측근은 “스님은 1월 말 미국 강연을 가고 (공천 작업이 시작될) 2월 6일부터는 2012년 100회 전국 순회 강연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초대 중앙인사위원장인 김광웅(71) 서울대 명예교수나 송복(75) 연세대 명예교수 등 학계 원로 인사들의 이름도 나오지만 “아직 구체적 인선안을 논의하지는 못했다”(권영세 사무총장)고 한다.
결국 공심위원장 구인난 때문에 설 연휴 직후 공천심사위원회를 출범시키려던 계획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다음 주 월요일(30일)까지 공심위원을 확정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2월 6일까지는 반드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