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젊은 벤처인들…좀더 경험 쌓은후 창업해야

중앙일보

입력

45세의 나이로 벤처기업을 시작한 네오웨이브 최두환 사장은 성공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쌓은 기술력과 기업 실무에서 얻은 경영 능력이 접목돼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성공에 대한 강한 확신

인터넷 가입자 접속장치를 개발하는 네오웨이브에 들어서자 벽면이 온통 그림이다. 갈색 톤의 유화가 지루한 빗줄기 끝에 찾아온 늦더위를 다소 진정시키는 듯하다.

“젊었을 때 그림을 좀 그렸어요. 갈수록 소질이 없다는 걸 느낍니다. 요즘은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지요.”

최두환 사장(47)은 그림뿐 아니라 음악도 좋아한다. 한 때는 섹스폰도 즐겨 연주했다고 한다. 지금은 사업상 그런 여유를 즐길 시간이 없다.

최사장은 지난 98년 지금의 네오웨이브를 설립했다. 45세란 나이에 늦깎이 벤처기업 사장이 된 것이다. 그런 만큼 성공에 대한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최소 10년 동안은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영역인데다 그동안 제가 한국과 미국에서 쌓은 기술적 바탕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지요. 게다가 제가 개발한 장비들이 모두 다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학사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2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임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개발한 전송장비 KD-4가 국내 통신장비의 한 축을 이룰 만큼 시장을 평정했다. 또 미국 텍사스대학 전기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AT&T의 Bell Labs에서 최사장이 주축이 돼 개발한 DDM 2000이란 장비 또한 아직까지 미국시장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최사장은 지난 94년 귀국했다. 한국통신이 광통신과 무선분야의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해외 인재들을 대거 영입할 당시이다. 한국통신에서 그는 광통신 및 이동통신 연구개발을 총괄한다.

“여러 군데서 제의를 받았어요. 하지만 한국통신이 업계의 동향과 산업 전반적인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가장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민간업체의 경우에는 직접 관계된 사람들을 찾아다녀야 하지만 한국통신에 있으면 통신분야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잖아요. 앉아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한국통신을 선택했죠.”

한국통신에서 4년간 근무 후 최사장은 한창그룹 부사장을 맡아 정보통신 부문을 총괄하면서 경영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대우 등 4개 업체와 연구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하면서 경험과 능력을 갖춘 우수 인력을 대거 만나게 된다. 이들 대부분이 네오웨이브 창립 멤버가 된 것이다.

최사장은 아버지에게 무형의 경영자산을 물려받았다. 그가 중학생 시절 아버지는 방직공장을 4개나 경영할 만큼 성공한 사업가였다. 그때 아버지는 회사의 모든 것에 대해 그에게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 기계 한 대를 새로 들여오더라도 반드시 그를 불러 그 기계의 도입 이유, 사업적 효과 등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던 것이다. 아버지는 그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파산하고 그는 실패의 현장을 생생히 목격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강합니다. 그래서 성공에 대한 확신이 80% 이상 된다는 판단이 서지 않으면 어떤 일도 결코 벌이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실패가 저의 간접경험이 됐어요. 제가 지금 경영을 해 나가는데 있어 아주 귀한 밑거름입니다.”

네오웨이브는 연간 매출액 증가율이 4백%를 넘고 순이익 증가율은 1천%에 육박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번 남북 이산가족 상봉장에 장비를 납품함으로써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사업을 하는 데에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시장과 기술, 사회적 환경 등을 경험하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그래서 저는 젊은이들이 좀더 경험을 쌓은 후 창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