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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라·정려원·이민정·엄정화 … 설 극장가 ‘여배우 4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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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설 극장가에는 볼 만한 한국영화가 풍성하다. 특히 오랜만에 여주인공들이 두드러진 활약을 벌이고 있다. ‘여배우 열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가족과 함께 즐길 만한 한국영화들을 여배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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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퀸’ 엄정화 엄정화가 처음으로 코미디에 도전, 제대로 망가졌다. ‘신촌 마돈나’였던 엄정화는 무능한 변호사 남편 황정민의 뒷바라지를 위해 에어로빅 강사로 뛴다. 그러나 어릴 때 꿈인 댄스가수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결국 정화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전, 댄스가수의 꿈을 이룬다.

 그러나 남편이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게 되면서 정화는 갈등에 빠진다. 남편의 꿈을 위해 자신의 꿈을 접어야 할지 고민에 빠진 정화의 선택은 무엇일까. 엄정화와 황정민의 호흡은 실제 부부처럼 느껴질 정도다. 잠자면서 코를 골고 방귀를 껴대는 엄정화의 아줌마 연기도 볼 만하다. 배우이자 가수인 엄정화의 춤과 노래 솜씨가 여전하다.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 이민정이 ‘샤방샤방’한 여신 이미지를 벗고 땅으로 내려왔다. 좌충우돌하는 아이돌가수 출신 라디오 DJ 신진아 역을 맡았다. 폐지 직전의 라디오 프로그램 ‘원더풀 라디오’의 DJ 신진아는 프로그램의 대대적 개편을 선언한 새 PD 이재혁(이정진)과 사사건건 신경전을 벌인다. 진아의 제안으로 신설된 코너가 뜨거운 반응을 얻게 되면서 진아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 그러나 그에게 또 한번 시련이 닥쳐오는데….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지만 로맨틱을 기대하면 안 된다. 러브라인이 기대보다 못하기 때문. 이정진의 비중도 약하다. 결국 영화는 이민정이 털털한 연기와 노래 솜씨를 뽐내는 원맨쇼다.

●‘페이스메이커’ 고아라 연기파 배우 김명민이 페이스메이커(다른 선수의 페이스 조절을 위해 뛰는 선수)로 열연한 휴먼 스포츠물이다. 그의 열연에도 영화의 초·중반부는 다소 늘어지는 느낌이 든다.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를 탄탄하게 조여 주는 역할을 하는 배우가 고아라다. ‘루저’ 마라토너 주만호(김명민)와 운동선수로서의 교감과 우정을 쌓는 육상계의 국민요정 유지원 역을 맡았다.

 지원은 실력보다 외모로 주목받는 국가대표 장대높이뛰기 선수다.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다. 그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둘 중 어느 것을 택할지 혼란을 느낀다. 주만호와 교감을 통해 자신이 어디로 가야 할지 깨닫게 된다. 고아라는 하이틴 드라마에 출연했을 때보다 훨씬 성숙한 연기를 보여 준다. 다음 달 개봉하는 또 다른 영화 ‘파파’를 기대하게 한다.

●‘네버엔딩 스토리’ 정려원 정려원은 안정된 미래를 위해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사는 은행원 송경으로 나온다. 그러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시한부 선고가 내려진다. 동생 부부에게 얹혀사는 반(半)백수 동주(엄태웅)도 송경과 같은 병원에서 같은 시각에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송경은 자신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마지막 여정에 동주를 끌어들인다.

 송경은 동주와 함께 장례식장을 돌아다니며 수의를 입어 보고 예쁜 유골함을 고른다. 얼떨결에 시작된 이들의 로맨스는 언제까지 지속될까. 지난해 영화 ‘통증’에서 연기 변신을 했던 정려원은 이번에 시한부 선고마저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어려운 배역에 도전했다. 엄태웅과 실제 커플 같은 찰떡호흡을 선보여 ‘실제 로맨스가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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