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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 (8) 레슬링 심권호

중앙일보

입력

`세계레슬링의 역사를 새로 쓴다'

3천여년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던 고대올림픽에서부터 정식종목이었고 근대 올림픽에서 부활, 새 천년에도 계속되고 있는 레슬링.

그 유구한 역사를 바꿔놓겠다고 벼르고 있는 `작은 거인'이 있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권호(27.주택공사).

심권호는 그레코로만형 48㎏급에서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등 4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했다.

96년 이후 54㎏급으로 체급을 올린 심권호는 이미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 등 3개 메이저대회를 석권, 이번 올림픽에서 우승하면 2체급에서 4개 메이저대회를 휩쓸게 된다.

레슬링사에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레슬링사의 한 페이지가 새로 쓰여진다.

심권호는 그레코로만형 130㎏급의 알렉산더 카렐린(러시아)과 함께 세계레슬링계에서 `신화의 주인공'으로 불린다.

카렐린은 87년 이후 14년동안 무패를 달리며 올림픽 3연패를 이뤘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손쉽게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기대를 모을 정도로 천하무적이다.

이런 평가를 받게 된 데는 카렐린의 녹슬지 않는 탁월한 기량 때문이지만 최중량급이다보니 선수층이 얇아 적수가 나오지 않았던 것도 한 이유였다.

경량급에서는 단연 심권호다.

심권호는 96년 애틀랜타올림픽을 우승한 뒤 체급을 54㎏급으로 올렸다.

국제레슬링연맹(FILA)이 체급을 10체급에서 8체급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심권호의 48㎏급이 폐지되고 54㎏급이 최경량급으로 됐다.

체급종목의 경우 늘어나는 체중을 감당하지 못해 체급을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권호는 체급조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조정한 케이스.

1㎏의 차이가 얼마나 큰 `힘의 차이'를 동반하는지를 고려했을 때 무려 6㎏의 차이를 이겨낸 것 만으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6㎏을 극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다.

체급조정 이후 첫 해인 97년 심권호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름조차 생소한 팀동료 서동현에게 패했다. 그만큼 6㎏의 `힘의 차이'는 만만치 않았다.

심권호는 체중을 조심스럽게 늘리면서 파워를 길렀고 천부적인 기술과 파워를 섞어 98년에는 하태연(삼성생명)을 물리치고 2년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세계레슬링계를 놀라게 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올랐다. 99년에는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제패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확고부동한 `지존'의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99년 세계선수권대회 대표선발전에서 하태연에게 두 번이나 패했다. 문제는 파워였다. 아직까지는 파워가 완전히 보충되지 못했다.

심권호는 파워를 기르는 데 훈련의 중점을 두었고 올해 초 올림픽대표 선발전에서 하태연을 두 번 모두 꺾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레슬링 역사를 새로 쓸 심권호에게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박성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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