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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술이 '전기비 제로' 꿈의 주택 세웠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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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아크와 캘텍 학생들이 한화 솔라원의 후원으로 만든 태양광 주택 ‘CHIP 솔라하우스’가 17일 캘리포니아 사이언스 센터에서 공개된 가운데 잰 페리 시의원(맨 왼쪽)을 비롯한 학교 관계자들이 리본 커팅을 하고 있다. 김상진 기자

한국 대기업의 핵심기술이 장착된 차세대 태양광 주택이 LA에 세워졌다.

한화 솔라원(Hanwha SolarOne)이 남가주건축대학(SCI-Arc.싸이아크)과 캘리포니아공대(CalTech.캘텍) 재학생들로 구성된 개발팀과 공동으로 제작한 '칩 하우스(CHIP.Compact Hyper-Insulated Prototype Solar House)'가 17일 오후 사우스LA 엑스포지션 파크 내 가주과학센터(CSC) 앞뜰에서 공개됐다.

칩 하우스는 제작비 100만달러를 들여 100여명의 학생들이 2년간 개발한 프로토타입 태양광 주택이다. 오토쇼에 등장하는 미래형 자동차와 비슷한 컨셉이다.

주택 이름을 직역하면 '저렴한 주택'이다. 전기비가 한 푼도 들지 않는 친환경 주택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칩 하우스는 전력 효율을 한층 높인 차세대 태양광 주택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연방 에너지국이 매년 주최하는 태양광 컨테스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싸이아크의 에릭 오웬 모스 총장은 "칩 하우스는 일반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3배 이상을 생산해낼 수 있다"면서 "전등 가전제품은 물론 냉난방 시스템에 전기차 2대에 쓰일 전력까지 만들어내지만 전기비는 '0달러'"라고 밝혔다.

꿈의 주택을 가능하게한 핵심부품은 한화 솔라원이 제작한 태양광 모듈이다. 모듈은 태양광 전지판을 가로 혹은 세로로 결합한 집전판을 뜻한다. 많이 붙일수록 발전 용량은 커진다. 칩 하우스에는 지붕에 45개가 설치됐다.

한화 솔라원의 미국 언론홍보를 총괄하고 있는 에델맨(Edelman)사의 조이 마쿼트 담당자는 "한화는 칩 하우스의 태양광 모듈과 개발비로 35만달러를 투자했다"면서 "가주 태양광 시장 진출과 태양광 개발 인재를 지원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친환경 주택에 걸맞는 최첨단 시스템도 칩 하우스에 탑재됐다. 가정용 비디오 게임 콘솔인 '엑스박스(Xbox)'의 동작감응장치를 도입해 TV나 컴퓨터 등 가전제품을 손가락으로 가르키기만 해도 켜고 끌 수 있다. 또 집 주인이 외부에서도 전력을 통제할 수 있는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도 개발됐다.

칩 하우스는 이날부터 5월 31일까지 일반에 무료로 공개된다. 주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주말에는 오후 4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태양광 주택이란 = ‘태양광 주택'은 빛을 전기로 바로 변환시키는 주택을 뜻한다. 반면 ‘태양열 주택'은 태양의 열을 터빈에 집약시켜 그 에너지로 전기를 만들어낸다. 세계적으로는 태양광 주택의 수요가 높다. 남은 전력을 지역 전력공사에 되팔수도 있다.

'CHIP 하우스' 들어가 보니…
발전기 제외 일반 주택과 비슷…상용화까지 업그레이드 필요

17일 일반에 공개된 'CHIP 솔라하우스'의 겉모습은 희고 폭신한 베게를 연상케 했다.

외벽을 둘러싼 흰색 재질은 청바지와 폐지를 재활용한 비닐 코팅 폴리에스터다. 냉난방 효과를 높이기 위한 ‘친환경적 선택'이다.

칩 하우스는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모듈로 전력을 얻기 때문에 집주인이 평생 전기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집 내부는 일반 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발전기가 주택 외부에 설치돼 있어 언뜻 보기에는 태양열 사용 주택인지 알 수 있는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750스퀘어피트의 작은 크기의 내부는 로프트 스타일로 1층 거실과 부엌 2층 욕실 3층 침실로 나눠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 외출 시에도 아이패드를 이용해 내부 조명을 키고 끄거나 거실의 블라인드를 조절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이 장착돼 있다.

100만달러를 들여 제작한 이 집은 조립도 할 수 있다. 똑같이 만드는데는 30만달러가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실험용 주택이지만 상용화를 위한 연구는 계속된다.

SCI-Art의 조지아나 소수 홍보담당자는 "솔라하우스를 캘텍 캠퍼스로 옮겨 학생들이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적용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가주 태양광 시장 가능성 무궁 무진"
한화 솔라원 저스틴 이 상무

'칩(CHIP) 하우스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에서 온 한화 솔라원의 저스틴 이 상무(영업 총책임자.CCO.사진)는 "학생과 시민들에 태양광 산업을 쉽게 이해시키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며 "태양광 산업 재활용 에너지를 소개하고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태양광 모델하우스 개발에 참여해 시장성을 타진하고 지역 정부와 대학측과 연계방안을 모색하는 간접적인 접근법을 택한 셈이다.

이 상무는 여타 한국 대기업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새로운 시장을 찾고 있었고 캘리포니아 나아가 미국 내 태양광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며 "다른 주와 비교해 규제가 심하지 않고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는 가주를 기반으로 미국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 솔라원은 2010년 8월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회사 솔라펀을 인수하며 미국 내 태양광 산업에 본격 진출했다. 현재 중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모듈의 미국 내 판매 외 연구개발 등으로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북가주 샌타 클라라에 개발연구소를 열었다. 또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다운스트림 프로젝트'에도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월부터는 캐나다 온타리오에서 계약생산되는 모듈을 현지 시장에서 판매한다.

정구현·이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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