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때 덜탄 ‘젊은 株’가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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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선 지난 번에 이어 ‘주식시장의 기본적 논리’ 중 두번째 주제인 ‘희망을 먹고 산다(테마주 포착)’에 대해 논해 볼 생각이다. 2. 희망을 먹고 산다(테마주 포착)

지난 번에 언급한 상승의 걸림돌이 제거되면 과연 어떤 테마주가 장의 선도주로 부상할 것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테마주로 등극한 기업의 주가는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목표가를 훨씬 웃도는 엄청난 상승률을 기록하는 게 통상적이다. 예를 들어 국민의 정부가 추진한 PC사업과 벤처기업 육성책에 의해 직접 수혜를 받은 삼보컴퓨터의 주가를 보자. 상승률이 엄청나다. 1년 남짓 동안 2천6백원에서 17만원까지 뛰었다. 약 60배나 오른 셈. 또한 코스닥 벤처기업들 주가도 가공할 만한 상승위력을 과시했었다.

대세 상승기에는 대부분의 종목이 오른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테마주의 경우 상승 폭발력이 더욱 위력적이다. 때문에 테마주 포착에 상당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야 수익률 극대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테마주 3대 요건을 살펴보자. 우선 현재 잠재가치가 주가에 반영되지 않은, 그리고 때가 덜 탄 젊은 주식이고, 될 수 있으면 저가주면 더 좋다. 둘째, 현재 실적이 별로 없는 기업 중 향후 국책사업 또는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는 형태를 갖춘 기업이다. 마지막은 현재 구설수에 올라 있는 위태로워 보이는 기업 중 망하지 않거나 자본금 감소배제 가능성이 확실한 기업이다. 이 같은 세 가지 요건을 갖춘 기업이라면 먼저 바닥찾는 시기만 탐색하자. 그리곤 3단계 분할 매수의 방법으로 접근하면 큰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맞는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삼보컴퓨터다. 1998년 중반기 당시 삼보컴퓨터는 기업실적이 악화되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소문에 휩싸였었다. 이때 주가는 바닥을 쳤다. 이후 국민 PC사업이 국책사업으로 부각되는 징후가 나타났고, 이때 삼보는 본격적인 상승을 시작했다. 이어 창사 이래 사상 최대의 실적과 매출이 발표되던 날 17만원으로 상투를 찍었던 것이다. 역설적으로 표현하면 주가는 가장 암울할 때 바닥을 치고, 예상 외의 큰 실적이 나왔을 때 상투를 치는 논리체계인 셈. 주식시장은 미래에 대한 가치를 선(先) 반영하며, 희망을 먹고 사는 시장이라는 것을 알자.

따라서 현재 실적이 좋은 회사가 향후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제조건의 상승은 크게 기대하지 말자. 대신 조금은 위험성이 있지만 현재 실적이 없고 향후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기업에 투자금액의 50% 정도는 투자할 수 있는 배짱을 갖추자. 그러면 필자가 생각하는 향후 테마주는 무엇인가. 첫번째 IMT-2000 사업의 선정업체 또는 그 수혜업체는 공식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것으로 판단된다. 두번째 향후 전개될 디지털 혁명은 인간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할 제2의 산업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걸 지켜보자. 엄청난 테마를 형성시킬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주가에 반영된 건 아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테마는 상호 밀접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두 가지 모두 만족하는 업체이면서, 그 기업의 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면 바로 그 기업을 낙점해야 할 것이다.

세번째 금융권 구조조정의 도마에 올라 있는 은행주의 테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 볼 수 있다. 이는 정부의 원활한 사전작업이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가능할 것이다. 그 이후에 나타난 통합 금융지주회사의 주가 상승률은 타 기업을 앞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외에도 독자들이 생각하는 테마주의 형성 가능성이 있다면 항상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한편 주식투자자라면 상식적으로 상승장의 특징을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아래 요건 중 3~4개 이상이 만족되면 상승장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①거래량이 3억주 이상이 되어야 한다. ②쌍포(외국인 및 기관투자가)가 3일 이상 가동(매수에 나섬)되어야 한다(대신 개인은 매도). 선물 또한 쌍포가 매수하여야 한다. ③업종 대표주의 상승 - 전자·은행·증권 등(삼성전자, 주택은행, 삼성증권 등). ④테마주의 부상(반등장일 때는 테마주가 없을 때가 많다). ⑤금융주(증권, 은행주)의 상승 - 상승장 또는 큰 반등장일 경우 주가지수가 오른다면 이는 곧 짧은 반등장인 경우가 많다. <다음 주제 예고(주식은 패션이다·적토마를 잡아 타라·거래량의 비밀)>.

김성기 (주)윈스탁 커뮤니케이션즈 투자연구소 소장 이코노미스트 제5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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