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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개에 10개 미만’ … 불량률 확 줄였더니 매출 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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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요즘 같은 불황에 매출과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 가며 성장가도를 달리는 회사가 있다. 2003년 411억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7000억원으로 끌어올려 8년 만에 무려 17배나 큰 회사다. 같은 기간 직원도 2배로 늘었고, 공장과 연구소는 확장과 신설을 거듭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5개 완성차업체에 자동차용 내장재인 헤드라이너와 흡차음재 부품을 생산·공급하는 ‘엔브이에이치(NVH)코리아’ 얘기다. 경북 경주에 위치한 NVH코리아는 지난해 헤드라인과 흡차음재 부품시장에서 70%의 점유율로 8년째 1위를 지켰다. 세계시장에서도 꾸준하게 점유율을 늘려 해외 정상급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자동차업계가 대체로 호황을 누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기업이 ‘어렵다’를 연발한 지난 8년간 회사를 17배나 키운 비결은 뭘까. 이에 대해 정진표(60·사진) 대표는 “싱글 PPM 품질혁신활동을 통한 품질경쟁력 확보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답했다. ‘싱글 PPM’ 품질혁신운동은 제품 100만 개 생산 때 발생하는 불량품을 10개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다. 정 대표는 “GM과 포드의 품질기준이 제각각 있다면 현대·기아차는 그중 가장 엄격한 수준만을 요구할 뿐 아니라 품질에 관한 한 ‘무식하다(?)’고 할 정도로 타협을 모른다”며 “어쩔 수 없이 따라가다 보니 품질이 좋아지고 경쟁력도 생겼다”고 말했다.

 2004년 부임한 정 대표는 이후 싱글 PPM 품질혁신활동에 매달려 연구개발 신기술 업무, 신차 개발 품질 확보, 양산품질 확보 등을 차근차근 진행해 나갔다. 그 결과 매출 증대뿐 아니라 2006년 이후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수출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진출에도 성공해 중국 2개, 인도 1개, 러시아에 1개의 공장을 지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9회 연속 지식경제부가 주최한 ‘품질경쟁력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품질혁신 활동은 회사 종업원의 창의와 열정 없이는 추진할 수 없다”는 정 대표의 신념에 따라 종업원에 대한 복지도 꾸준히 끌어올렸다. 이런 성과들이 모여 2008년엔 ‘일하고 싶은 중소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 현대·기아차를 통해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고 앞으로 4~5년 후면 연매출 1조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10년 후에는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도 공략해 연매출 3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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