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보다 인텔 칩이 더 좋다는 말은 옛말

중앙일보

입력

이번주 인텔이 새 1.13GHz 펜티엄 Ⅲ 칩을 리콜한 사태와 더불어 AMD와의 속도 경쟁전이 이런 ‘날림 작업’을 부추겼다는 분석은 프로세서 시장의 과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인텔 지지자들은 이 인텔의 칩 리콜 사태를 칩 경쟁이 빗어낸 부작용으로 해석했다. 오스틴 마이어 엔지니어는 “오랫동안 인텔 칩은 가장 믿을만한 프로세서로 인정받았고, 우리 컴퓨터의 중심에 인텔 칩이 자리잡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며 “우리는 여지껏 시스템이 잘못될 경우 소프트웨어 문제라고 생각했을 뿐 좀처럼 CPU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마이어는 “그로 인해 경쟁은 외길로 진행돼 왔고 시장에선 오직 ‘속도’에 대한 경쟁만 존재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는 소비자와 언론들의 CPU 성능 측정법에 잘 나타나 있다. 벤치마크 테스트, 부동 소수점 연산, 클럭 스피드 등은 중요시하지만 아무도 CPU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에 대해 많은 비중을 두지 않는다.

마이어는 “경쟁이 속도라는 부문에만 집중돼 있다. 소프트웨어와 같은 관점으로 하드웨어의 결점을 인정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경쟁 심화로 인해 완벽한 계산을 수행하지 못하는 프로세서를 써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오레건주 힐스보로에서 근무하는 J. 스캇 영업 관리자는 “인텔이 경쟁 압박에 시달려 이런 엉망진창의 사태를 맞은 것 같다”며 “품질보다는 기득권에 대한 자만심을 내세우고 급하게 서두르면 어떤 제품이 나올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준 사건”이라고 평했다.

더 빨리!

기술 컨설턴트인 크리스 브라운은 “그래도 1.13GHz 칩을 갖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가끔 제대로 작동돼지 않더라도 1.13GHz 칩을 사용하는 것에 게의치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갖고 있는 945MHz로 오버클럭킹(overcloaking: CPU 속도를 높이기 위해 클럭 수를 높이는 일)한 700MHz칩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이번 리콜 조치한 1.13GHz 칩들을 특별한 제품 꼬리표를 달아 할인해 판매하는 게 나을 것이다. 이 칩을 사용해본 사람들에 따르면 이 칩을 850MHz로 언더클럭킹(underclocking)할 경우 별 문제없었다고 하니 이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아마 인텔은 이런 방법들을 고려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래야 일부 비용이나마 회수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아이들은 집에서 이런 방법을 쓰지 말기 바란다!

많은 독자들은 인텔의 불행을 AMD의 승리로 평가한다. 개발자 토마스 베이커는 “서킷 시티(Circuit City)를 비롯한 다른 소매상 판매원들은 고객들에게 인텔 칩이 AMD 칩보다 훨씬 낫다고 외쳐왔지만 이제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갈피를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란타의 한 IT 매니저 겸 네트워크 관리자는 “셀러론이 K6-2에 승리를 거뒀지만 이제 AMD의 TBird가 인텔의 펜티엄 III를 물리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고의 성능과 안정성을 가진 칩을 구입하겠다. 델이 인텔 칩보다 저렴하게 AMD 칩을 장착한 제품을 내놓는다면 새로 구입할 회사 데스크톱을 AMD로 바꾸는 걸 적극 고려해 보겠다. 안정성과 호환성 때문에 인텔 칩을 쓴다는 얘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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