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내 연료전지차 개발 어디까지 왔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현대.기아자동차와 대우자동차가 각각 메탄올과 수소 연료전지차를 개발함에 따라 차세대 자동차시장의 선점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4일 정부의 선도기술개발사업인 일명 `G7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메탄올과 수소 연료전지차 개발을 잇따라 발표했다.

특히 정부의 G7프로젝트 발표일인 6일에 앞서 대우차가 이날 오전 수소 연료전지차 개발을 발표하자 현대.기아차도 오후에 메탄올 연료전지차 개발을 선언,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개발한 차량은 엄격하게 따지면 100% 연료전지차가 아닌 전기자동차와의 `짬뽕'' 형태다. 연료전지만으로 구동력을 완벽하게 조달할 수 없어 전기배터리를 보조 동력원으로 함께 부착한 것이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셈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수소 연료전지의 동력만으로 전체 구동력을 얻는 수준까지 되려면 설비의 크기나 무게를 줄이고 출력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현대차도 "시속 80㎞까지는 메탄올만으로 구동할 수 있지만 급가속이나 80㎞ 이상의 고속주행을 위해서는 전기배터리의 힘을 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착 차종은 기아의 스포티지와 대우의 레조. 성능을 보면 최고시속이 125㎞ 안팎,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가속시간도 18초대로 거의 비슷하다. 현대-기아차는 메탄올 연료전지를 통해 기존 전기자동차 보다 주행거리를 50% 가량 늘린데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리는 수소 연료전지차가 수소를 바로 사용하는데 반해 메탄올 연료전지차의 경우 메탄올을 수소로 변환시킨 뒤 화학반응을 통해 동력을 얻어낸다는 차이가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관련, "메탄올이 액체연료인 만큼 더 안전하고 인프라면에서도 우수하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보면 연료전지차 개발을 위해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포드, GM과 도요타가 각각 제휴를 맺는 등 주요 경쟁사들간에 `합종연횡''이 벌어지고 있다. 연료전지차 시장을 선점해 세계적 기술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다임러와 포드는 이미 캐나다의 세계적인 전지회사인 발라드사와 제휴, 메탄올 연료전지차 시제품 개발을 끝내고 2004년 4만대까지 양산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M과 도요타도 연구개발비용 절감을 위해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자체인력을 활용, 수소를 이용한 차량을 개발하고 각각 2004년과 2003년에 양산체제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이와 별도로 미 항공우주국에 연료전지시스템을 납품하는 IFC사와 공동으로 오는 12월 싼타페 2대에 압축수소 연료전지시스템을 적용, 개발을 완료한 뒤 2005년 양산 채비를 갖춘다는 장기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연료전지 시스템 개발은 걸음마 단계"라며 "게다가 상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표준화가 이뤄져야 하고 수소를 충전하거나 메탄올을 주유 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