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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국수출 수산물에 납 첨가 시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으로 수출된 복어 등 중국산 수산물에 들어간 납은 중국내에서 넣은 것으로 처음으로 확인돼 한.중 양국이 함께 중국산 수산물의 검사와 통관 체제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웨이하이(威海)시 당국은 한국으로 수출하고 남은 중국 단둥(丹東)산 복어에서 한국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납들을 대량으로 적발했으며 집중 수사 후 증거까지 확보한 상태이다.

이들 납은 웨이하이시 최대 수산물 수출회사 겸 가공회사인 J사가 단둥에서 수집하여 가공 후 수출하고 남은 복어의 배 등에서 발견됐으며 복어잡이용 그물에 사용되는 납들로 무게를 늘려 돈을 더 받기 위해 누군가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시 관리들은 밝혔다.

시 당국은 J사의 가공공장에 쌓여 있는 가공후 수출하고 남은 단둥산 복어 잔량 150상자를 검사한 결과, 16상자에서 상자당 1-3마리, 마리당 1-6개씩 그물에 사용되는 약 5g 짜리 납들이 들어 있음을 확인했다.

문제는 누가, 어느 과정에서 납 등을 넣었으며 한국내 유통과정에서는 그런 일이 없는지 등이다.

J사는 지난 6년간 한국, 미국, 일본 등지로 각종 수산물들을 대량으로 수출해왔으며 미국 수출 제품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받는 등 지금까지 문제가 생긴 제품을 수출한 적이 없는 회사여서 공안당국은 다각도로 수사를 진행중이다.

공안당국은 현재로서는 원산지이자 유통질서가 극도로 문란한 단둥지역 어민이 무게를 늘리기 위해 납을 넣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J사측도 국제적 신용도와 거래선을 가진 자사가 그런 짓을 결코 할 수가 없고 어민들이 한 행위로 본다고 말했다.

단둥에서는 무등록 가공공장이 많고 금어기에도 고기를 잡고 북한산 제품까지 들어오는 등 유통질서가 문란해 무등록 가공공장이나 중간거래상이 무게를 늘리려고 이물질을 넣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안은 국무원 외교부와 대외무역경제합작부 최고위층도 깊은 관심과 우려를 표명하고 진상을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측은 특히 수억달러대에 이르는 중국산 수산물의 원활한 한국 수출과 재발방지를 위해서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어민들이 한 행위일 가능성이 많다고 나오는 중국측의 태도가 진상을 밝히는 것을 기피하려는데 목적을 둔 것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한국측은 철저하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도 J사 이외의 다른 지역 수출회사와 가공공장의 현장들을 방문하지 못했으며 단둥시 관리들은 진상조사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둥시 측은 심지어 뚜렷한 증거도 없이 북한산 꽃게나 복어에서 납이 나왔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산둥(山東)성 및 보하이(渤海)만 일대 중국 어민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수산물에 납, 돌 등 중량이 많이 나가는 이물질을 넣는 일이 자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중국측의 대책도 시급하다. 단둥시측은 이에 대해 한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수산물에 대해 금속탐지기 검사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어민들이 납 등을 넣는 이유는 복어의 경우를 보면 금방 알 수가 있다. 복어는 무게 차이에 따라 어민들이 받는 가격 차이가 2-3배가 나는데 1마리 300g짜리는 중국서 10위앤(한화1천350원), 300-500g짜리는 20위앤, 500g짜리 이상은 60위앤으로 각 등급의 경계부에 있는 복어에 납을 넣어 좋은 등급을 받으면 돈을 더 벌 수가 있다. 꽃게도 비슷하나 복어처럼 등급에 따른 가격 차이가 심하지는 않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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