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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버지니아주 ‘동해 병기’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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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마스덴 주 의원과 홍일송 버지니아 한인회장(왼쪽).

“동해를 일본해와 함께 병기하는 게 맞다. 동해라는 이름은 내가 알기로는 2000년 전부터 사용돼 왔다.”

 한국인의 주장이 아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주 상원의원인 데이브 마스덴(Dave W. Marsden)의 논리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앞으로 버지니아주에서 사용하는 공립교과서에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를 병기하도록 하자는 법안(법안 이름 SB200)을 주 의회 교육보건위원회에 제출했다. 미국의 주 의원이 동해 병기 법안을 낸 건 처음이다. 마스덴 의원은 14일 애넌데일시의 한 한국식당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몇 년 전부터 조사한 결과 동해를 일본해란 이름과 함께 사용하는 게 맞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꼭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그가 동해 병기 주장의 근거로 든 건 1974년 국제수로기구(IHO)가 채택한 결의안이다. 당시 결의안의 내용은 ‘특정 바다의 인접국 간에 명칭에 대한 합의가 없는 경우 당사국 모두의 명칭을 병기하도록 한다’였다. 하지만 일본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일본해란 명칭이 통용되는 만큼 이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안 통과 가능성을 묻자 그는 “겉으론 간단해 보이지만 어떤 반대가 있을지 모른다”며 “다만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닌 만큼 개인적으론 낙관한다”고 전망했다. 만의 하나 이번에 통과되지 않을 경우 법안을 보완해 또 추진하겠다 고 말했다.

 그는 한 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했다. 법안 통과 여부는 3월 말, 4월 초쯤 결론이 난다고 했다.

 특히 IHO는 4월 18일 총회에서 ‘해양의 경계’ 개정판 발간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번에 ‘일본해를 단독으로 표기하고, 동해를 대안 명칭으로 하자’는 일본 측에 유리한 안건이 논의된다는 점이다. 한국 은 이를 막기 위해 외교력을 총동원하는 중이어서 마데스 의원의 법안은 시기적으로 중요하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사진=워싱턴 지사 최철호 선임기자

주 상원의원이 법안 제출
“동해는 2000년 전부터 쓴 이름
교과서에 일본해와 함께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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