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성 투신사 MMF에 돈 몰린다

중앙일보

입력

자금시장 불안으로 단기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3일 투신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투신사의 MMF에 3조25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돼 MMF 잔고가 34조8천7백71억원을 기록했다.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MMF에는 13조2천5백47억원이 순유입돼 환매에 시달리는 투신사의 최대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시중 자금이 단기 부동화하며 장기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자금시장 불안은 더욱 증폭하고 있다.

MMF에 자금이 대거 몰리는 것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해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할 수 있는 데다 은행의 일반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MMF의 평균 수익률은 연 6.5% 수준으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의 일반 예금(연 2%)보다 크게 높다.

또 당일 환매가 가능해 펀드에 편입된 회사가 부도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환매해도 전일 기준가로 돈을 되찾을 수 있고, 하루 사이에 금리가 폭등할 경우에도 전일 기준가 환매가 가능하다.

올 연말 회사채 만기는 12월에만 10조6천46억원에 이르고 있으나 자금시장은 경색돼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은 회사채 신규 발행은 물론, 만기를 연장하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이에 따라 투신 등 기관투자가들은 최근 회사채 거래에는 손을 놓은 채 부도 위험이 없는 국공채로만 거래를 집중시키고 있다.

국공채 중에서도 만기가 3년인 국고채 거래는 줄이고, 만기가 1~2년으로 비교적 짧은 통화안정채권 거래를 늘리는 등 단기 운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외국인들도 지난달 이후 국채 금리가 7%대로 내려가자 매매 차익을 내기도 힘들다며 채권 거래에서 손을 떼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는 등 물가 불안으로 채권 금리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는 물가상승률에 경제성장률을 더한 수준에서 결정되는데, 올해 물가상승률이 2.5%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경제성장률은 8.5%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투신운용 박성원 채권전략팀장은 "연말에 회사채 만기 물량이 대거 쏟아지고 물가도 불안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MMF가 훌륭한 투자처인 셈" 이라며 "개인투자자들은 MMF로 자금을 운용하다 자금시장이 안정된 뒤 비과세 수익증권 등으로 갈아타는 것이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높이는 방법"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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