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축구] 확대경 - 김도훈·이천수 투톱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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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올림픽을 보름 앞두고 벌어진 나이지리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올림픽축구팀은 그동안 다듬어 온 조직력이 완숙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줬다.

김도훈.홍명보 등 와일드 카드가 합류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것처럼 전력이 안정됐다.

홍명보의 가세로 수비진이 안정감을 찾았고 고종수가 경기를 읽는 시야와 패싱 타이밍에 눈을 떠 플레이메이커로서의 믿음을 심어줬다.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 고종수가 자기 자리를 완전히 찾았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사실이다.

허정무 감독도 이를 매우 만족해 했다. 세트 플레이 성공률이 크게 높아진 점도 주의 깊게 살펴볼 사실이다.

1차전 1골, 2차전 2골이 정교한 프리킥 세트 플레이에 의해 만들어졌고 코너킥 때 공격수들이 자리를 찾아 들어가는 역량도 크게 향상됐다.

고종수.이천수.박진섭.이영표.최태욱 등 허리와 최전방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미드필더들이 풍부한 것도 다양한 선수 기용을 할 수 있게 한다.

무엇보다 김도훈.이천수 투톱이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통할 정도의 위력을 보여 줬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노련하고 파괴력이 뛰어난 김도훈과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와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인 막내 이천수는 상이한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데 큰 효과를 봤다.

이동국의 부상으로 김.이 콤비가 만들어졌고 평가전을 통해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확신을 얻은 것은 '전화위복' 이라 할 수 있다.

주전 6명이 빠지긴 했지만 시차를 극복하고 전열도 정비하고 나온 나이지리아를 '2차전에서도 5 - 1로 '또다시 대파한 것은 올림픽을 앞두고 자신감을 얻게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긴장을 늦추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적당한 긴장을 유지하고 선수들의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게 허감독이 마지막까지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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