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부문별 최고선수 (4) - 더블 A 투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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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고의 투수 유망주 (Best Pitching Prospect)

◆ C.C 서바시아 (C.C. Sabathia, 좌완투수, 20살, Cleveland)

체격조건만 본다면 그는 98년 드래프트에서 최고의 유망주였다. 2m가 넘는 키, 100kg이 넘는 육중한 몸에 100마일에 가까운 직구를 던지는 더군다나 좌완인 그를 클리블랜드는 주저없이 1라운드에서 뽑았다.

기대는 컷지만 출발은 좋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때문에 작년 초반을 뛰지도 못했으나 부상에서 회복되었을 때는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더블 A에서 3점대의 방어율에 이닝당 1개가 넘는 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지지만 문제는 제구력이다.

큰 키의 투수들이 그렇듯이 서바시아도 아직 투구폼이 불안정하고 커브도 '킬러 커브'라 불릴 정도로 위력적이지만 아직 컨트롤이 잘 안된다. 체인지업도 좋지만 아직 던질때 자신감이 부족하다. 그리고 체중과다의 징조가 보이고 아직 팔꿈치 부상에 대한 불안도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20살 밖에 되지않은 그에게는 부상만 피한다면 충분히 에이스가 될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선발진이 불안한 클리블랜드는 되도록 그를 빨리 보고 싶어하기 때문에 아마 9월이 되면 빅리그에서 그의 재능을 시험해 볼 것이다. 그러나 아직 배울 게 많고 어리기 때문에 그를 빨리 올리기 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

◆ 벤 쉬츠 (Ben Sheets, 22살, 우완투수, Milwaukee)

오랫동안 밀워키는 드래프트에서 좋은 투수들을 뽑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작년에도 밀워키는 첫번째 지명권으로 루이지애나 출신의 우완투수인 벤 쉬츠를 선택하였다.

쉬츠는 입단 후 2개월 만에 싱글 A를 마스터 했고 스프링 캠프에서 뛰어난 활약 펼쳐 올시즌을 더블 A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13게임동안 5-3에 1.88이라는 경이적인 방어율을 기록하였다.

이제는 벌써 트리플 A에서 뛰고 있으며 3-5에 역시 2.87이란 뛰어난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가 대졸이지만 데뷔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아주 뛰어난 성적이다.

전형적인 노련한 대졸 투수인 쉬츠는 90마일 중반의 빠른 공, 낙차 큰 커브, 뛰어난 체인지업을 다 잘 던질 줄 알고 경기 운영능력, 투수로서의 승부근성 등도 뛰어나다. 한마디로 에이스가 될 만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현재 밀워키는 선발 투수진이 약하기 때문에 빠르면 9월에 적어도 내년에는 밀워키의 선발진에 낄 것으로 보이며 내년도 내셔날 리그 신인왕 다크호스 중의 하나이다.

◆ 크리스 조지 (Chris George, 좌완투수, 21살, Kansas City)

밀워키처럼 투수진이 약한 캔자스시티도 매년 좋은 투수를 뽑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작년에도 상위라운드 10명을 모두 투수로만 뽑았고 98년에도 스탠포드의 제프 오스틴과 크리스 조지를 가장 먼저 뽑았다.

98년 보충 1라운드에서 캔자스에 입단한 크리스 조지는 아틀랜타의 좌완투수 글래빈을 연상시킨다. 직구는 90마일이 넘지 않지만 대신에 뛰어난 체인지업을 잘 섞어서 던진다. 그리고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고 몸쪽 승부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작년 캐롤라이나 리그에서 9-7에 방어율 3.60을 기록했고 컨트롤 투수 치고는 아주 좋은 탈삼진 비율도 보여주었다. 올시즌에도 타자들에게 아주 유리한 더블 A 텍사스 리그에서 뛰면서 97이닝 동안 8-5에 3.14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좋은 타선을 가지고도 투수진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캔자스는 이제 오랜 투자가 제대로 결실을 맺기를 바라고 있고 제프 오스틴과 크리스 조지가 가장 빠른 수확이 될 것이다.

2. 최고의 직구 (Best Fastball)

◆ C.C. 사바시아 (C.C. Sabathia, 좌완투수, 20살, Cleveland)

◆ 크렉 하우스 (Craig House, 23살, 우완투수, Colorado)

99년 12라운드로 콜로라도에 입단한 하우스는 대학시절 더 높은 라운드에서 지명받을 수 있는 빠른 공과 좋은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부상의 위험이 있는 투구폼 때문에 대다수의 팀들은 그를 지명하기를 꺼렸다. 그리고 콜로라도도 그를 선발 대신 구원투수로 뛰게 하면서 되도록 많은 이닝을 던지지 않게 하였다.

작년 싱글 A에서 첫 프로 생활을 시작한 하우스는 마무리 투수로 뛰면서 11세이브에 2.08의 방어율을 기록했고 34이닝 동안 그가 기록한 탈삼진은 무려 58개였다. 올시즌에도 더블 A에서 9세이브에 3.80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고 여전히 이닝당 1개가 넘는 탈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90마일 중반까지 쉽게 나오는 싱킹 패스트볼, 80마일 중반의 빠르고 날카롭게 휘는 슬라이더. 던지는 구질만 보면 하우스는 위력적인 마무리 투수감이다.

또 그는 우완투수로는 드물게 던질때 타자한테 공을 잘 감춘다. 그래서 타자들은 더욱 그의 공을 치기 힘들어 한다.

그러나 문제는 투구폼이다. 비록 공을 잘 감추기는 하지만 던질때 심하게 팔을 틀어 어깨에 많은 무리를 주고 또 던지고 나면 몸이 쏠려서 쉽게 균형을 잃는다. 또 공을 놓은 포인트도 일정치 않다.

그러나 올시즌에 좋은 불펜진을 가지게 된 콜로라도는 하우스에게 그리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투구폼을 좀더 가다듬고 부상만 피한다면 하우스는 팀에 많은 도움이 될 좋은 구원투수가 될 것이다.

◆ 헤수스 콜롬 (Jesus Colome, 우완투수, 20살, Tampa Bay)

콜롬은 얼마전까지 오클랜드의 최고의 투수 유망주였으나 플레이오프가 다급한 팀이 불펜 보강을 위해 구원투수 짐 메서를 받고 탬파베이로 보내버렸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좋은 유망주들을 잘 찾아내는 오클랜드가 도미니카에서 건져낸 콜롬은 작년 캘리포니아 리그에서 8-4에 3.36의 방어율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빠른 공 때문에 시즌 초반은 구원투수로 시작했지만 좋은 제구력을 보여주었고 슬라이더 외에 체인지업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선발로 돌아섰다.

그리고 올시즌엔 더블 A에서 선발로만 뛰면서 9-4에 3.59의 방어율을 기록하였고 그의 홈구장이 텍사스 리그에서 투수들에게 가장 악명 높은 미들랜드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아주 뛰어난 성적이다.

이제 20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100마일에 가까운 직구를 던지는 콜롬은 어린 강속구 투수들에게 흔한 컨트롤 문제를 겪지 않고있고 강속구를 받쳐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뛰어나다. 그리고 체중이 더 불면 직구의 위력은 더욱 늘 것이다. 그러나 경험이 짧기 때문에 투구폼이 일정치 않고 변화구도 더 가다듬어야 한다.

팜에 쓸만한 유망주라고는 오직 오브리 허프와 1000만불짜리 보너스 '베이비' 맷 화이트 뿐이었던 탬파베이는 이번 데드라인 트레이드에서 콜롬을 포함해 당장 내년부터 뛸 수 있는 3명의 좋은 유망주를 얻었다. 내년도에 이들에게 많은 기대를 걸어본다.

3. 최고의 변화구 (Best Breaking Pitch)

◆ 브랜든 덕워스 (Brandon Duckworth, 25살, 우완투수, Philadelphia)

97년 덕워스는 명문 풀러튼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졸업했지만 고작해야 80마일 중반의 직구를 던지는 우완 대졸 투수를 눈여겨보는 팀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그는 지명을 받지도 못했고 간신히 트라이 아웃을 거쳐서 필라델피아에 입단했다.

98년 입단 후 첫해 그는 15-10에 3.05의 좋은 방어율을 기록했고 200이닝을 던져 싱글 A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투수가 되었다.

그러나 작년 하이클래스 싱글 A인 플로리다 리그에선 11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5점대에 가까운 방어율을 기록했고 많은 피안타를 허용했다.

변화구가 뛰어나다해도 수준 이하의 직구를 던지는 투수들은 더블 A 이상을 넘을 수 없다는 스카우트들의 말처럼 더블 A에서 뛰는 올시즌이 어쩌면 그에게는 주어진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는 현재 13-7에 3.20의 좋은 방어율을 기록하면서 그 벽을 넘은 듯 하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는 아니지만 대신에 그는 뛰어난 제구력을 지녔고 스트라이크 존 낮은 외곽을 노린다. 또 체인지업을 자주 던지고 아주 각이 큰 커브를 던지는데 커브의 각도를 조절해 타자들을 요리한다. 워낙 커브가 뛰어나서 강속구 투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178개로 현재 이스턴 리그 탈삼진 1위이다.

아마 올시즌이 끝나면 그는 아마 프로 데뷔이래 처음으로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필라델피아도 그가 빅리그에서도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을지 한번 시험해 볼 것이다.

◆ 루크 프로코펙 (Luke Prokopec, 23살, 우완투수, Los Angeles)

호주 출신인 프로코펙은 원래 포수로 입단했으나 타격에 재능을 보이지 못했고 고민끝에 다저스는 강한 어깨를 가진 그를 투수로 전향시켰다.

선수들이 포지션을 변경하는 일은 자주 있으나 타자가 투수로 전향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또 성공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프로코펙은 투수로서 오히려 더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고 이제는 다저스의 가장 뛰어난 투수 유망주가 되었다.

98년 투수로서의 본격적인 첫해에 그는 캘리포니아 리그에서 2.69로 방어율 부문 1위를 기록했고 110이닝 동안 33개의 사사구를 허용함으로서 뛰어난 제구력까지 보여주었다. 당시 전문가들은 비록 애리조나의 브렛 페니를 리그 최고의 투수로 꼽았지만 프로코펙이 투수로서 경험이 짧다는 것을 비추어 본다면 그도 페니 못지 않은 뛰어난 유망주였다.

99년 더욱 더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시작한 더블 A에서 프로코펙에게 첫 시련이 왔다. 엄청난 안타를 허용하였고 방어율은 5점대가 훨씬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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