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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히트 아이템 만든 사람들 다룬 '게임 오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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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비용으로 큰 가치를 창출하는 벤처시대의 막이 오르면서 돈버는 아이디어 찾기에 골몰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나 발명품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한마디로 착각이다.

세계 80개국 이상에서 사용하는 그 유명한 ''스마일 마크''를 만든 하비 볼이나 ''포스트 이트'' 접착제를 개발한 스펜서 실버, ''나이키'' 로고를 디자인한 캐롤린 데이빗슨, 전자오락 ''테트리스'' 를 프로그래밍한 바딤 게라시모프 등 세계적인 초히트 아이템을 만든 사람들이 아예 한푼도 못 건지거나 겨우 푼돈 만지는 것으로 만족했을 뿐이니까.

뿐만 아니라 때로는 다른 사람이 엉뚱하게 개발자라고 주장하면서 명예까지 가로채는 일도 있었다.

오스트리아 저널리스트들이 쓴 ''게임 오버'' 는 자신이 누릴 수 있는, 아니 누려야 마땅한 부와 명예를 남에게 넘긴 23명의 ''페히포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페히포겔이란 독어의 pech(불운) 과 Vogel(새) 을 합쳐 만든 것으로 불운한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 이 책은 페히포겔 중에서도 가장 불운한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위의 인물들 외에도 일회용 기저귀를 만들고도 종이산업계에 종사자들의 비웃음으로 뜻을 접어야 했던 마리온 도노반, 복사기를 발명하고도 대중화를 믿지 않아 권리를 놓친 오토 코르네이, 스티븐 킹을 거부한 출판사 등의 일화를 마치 소설같은 극적인 사건구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알베르토 코르다처럼 체 게바라 사진을 찍은 당사자이면서도 저작권 개념에 익숙치 않아 권리를 빼앗긴 경우도 있지만 가치를 스스로 과소평가해 나중에 다가올 큰 부를 놓친 경우도 많다.

결국 안주하는 자와 멀리 내다보는 자의 차이가 부를 거머쥘 수 있었는지 아닌지 하는 다른 결과를 만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본다면 모두 자기에게 정해진 몫은 각자 다 챙긴 셈이니 아쉬워하며 배아파할 필요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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