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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하반기 물가 "비상"

중앙일보

입력

8월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0.8% 올랐는가하면 국제유가도 연일 걸프전이후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으며 추석 성수품가격도급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에 이어 다음달에도 의보수가가 또다시 오르고 전기료도 인상대기중이어서 그동안 안정됐던 공공요금도 흔들리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물가 상승은 서민생계에 부담을 줄 뿐아니라 금리상승 등으로 기업의 생산활동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주는 등 경제사회 전반에 끼치는 부정적 여파가 매우 크다.

◆ 8월 물가 연중 최고치.. 그 이유는

8월중 전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 0.8%는 지난 1월 0.2%, 2월과 3월 각 0.3%, 4월 -0.3%, 5월 -0.1%, 6월 0.5%, 7월 0.3% 등과 비교하면 큰 폭이다. 지난 10년간 8월의 전월대비 상승률은 평균 0.6%였다.

이 상승률의 구성은 석유류 0.24%, 의보수가 0.21%, 농수산물 0.20% 등이다. 농수산물은 매년 이시기에는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석유류와 의보수가는 정부가 예측하지 못한 복병이었다.

특히 의사폐업 등으로 정부가 7월에 의보수가를 9.2%인상한데 이어 내달 1일부터 추가로 6% 올려줄 예정이어서 적지 않은 물가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8월중에 감기약 24.2%, 진통제 8.1%, 주사료 33.2% 등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국민들은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을 뿐아니라 의료계 지원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은 셈이다.

농수산물중에는 배추 5.3%, 상추 12.7%, 마른멸치 44.4% 등의 오름세를 보였고 석유류로는 휘발유 2.4%, 등유.경유 각 6.0% 등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재경부 관계자는 "석유류나 의보수가 등 특별요인을 제외한다면 8월 물가도 안정됐다고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이들 요인의 가격변수가 있지만 당초 목표인 연간 물가상승률 2.5%를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 국제유가는 연일 최고치 경신

우리나라의 수입유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30일 현재 29.1달러로 걸프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말에는 24달러였다가 이달 초에 25달러로 올라선데 이어 중순에는 26달러, 하순에는 28달러에 각각 진입했다.

지난달말 27달러 수준이었던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35.0달러로 걸프전 이래 가장 높은 시세를 보였다.

이는 다음달 1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에서 증산합의 여부와 함께 증산량이 불투명한데다 미국의 석유재고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경부는 이 총회에서 50만배럴 이상의 증산합의가 이뤄지면 석유류의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경부 관계자는 "앞으로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25∼27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면서 "이 정도 수준으로는 국내유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 추석물가.임금 등도 불안

아울러 추석때에는 각종 성수품의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뛴다. 이번에는 태풍까지 겹쳐 정부는 더욱 걱정하고 있다. 출하량이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들어 큰 폭으로 오르는 임금도 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노동생산성 향상으로 단위노동 비용 증가폭은 높지 않더라도 전반적인 물가오름 심리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전기료를 포함한 일부 공금요금 인상도 대기하고 있다.
정부는 경영합리화를 통한 자체흡수를 원칙으로 하되 필요할 경우 요금을 현실화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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