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수욕장 10년 무 사고 기록세워

중앙일보

입력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이 10년 무 (無)
익사사고 기록을 세웠다.

부산경찰청은 "31일 폐막하는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10년 무익사사고 기록을 달성했다" 고 31일 밝혔다.

해운대 해수욕장은 1963년 개장이후 해마다 많은 익사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 91년부터는 단 한명의 익사자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전국 1백65개 해수욕장에서 해마다 3백~4백명의 익사자들이 생기고 있고 전국의 피서객 중 20%가 해운대를 찾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같은 기록을 세우는데는 해운대 바다경찰서의 남모르는 노력이 숨겨져 있다.

버다경찰서의 무익사 도전은 지난 90년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피서객 5명이 수심 2m이상 협곡에 빠져 익사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이 사건 이후 20년 넘게 바다경찰서에서 근무해온 李태우 경위와 朴남훈 경사.朱영철 경사 등 직원들의 바닷물 흐름에 대한 추적이 시작됐다.

해운대는 이안류 (백사장에서 바다쪽으로 흐르는 해류)
와 연안류 (백사장을 따라 흐르는 해류)
등 각종 역류와 불규칙한 노면 등 악조건이 많은 곳.

매일 관찰을 통해 이안류와 연안류의 실재를 확인하고 불규칙한 바다노면으로 여러곳에 협곡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안류와 연안류가 교차하면서 삼각파도와 소용돌이 현상이 생겨나 이때 익사사고가 주로 발생한다는 사실도 새로 밝혀냈다.

이안류는 파라다이스 비치 호텔 앞, 3망루 앞, 5~6망루 사이, 웨스틴조선비치호텔 앞 등 4곳 이상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익사사고는 대개 이 역류에 휩쓸려 발생했다. 너비 20m 이상의 파도에 초속 2~3m 속도로 2백m 가량 떠밀려가 익사한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안 뒤 바다경찰서 직원들은 해마다 수십톤의 모래를 투입해 협곡을 메웠다.

삼각파도와 소용돌이 현상이 일어나는 지점에 대해서는 안전요원들이 수영객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익사사고 예방을 위해 초소간 이중감시를 하고 해수욕장 안전선 밖에는 구조선을 배치하는 등 삼중 사중의 감시체제를 갖췄다.

李태우 경위는 "해수욕장의 결함을 발견하고 집중적인 감시를 통해 익사사고를 없앨 수 있었다" 며 "이 전통을 계속 이어 20년 기록에도 도전하겠다" 고 말했다.

부산 =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