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이익치회장 "물러날 뜻 없어"

중앙일보

입력

현대증권 이익치 회장이 미국 AIG등과의 외자유치 협상을 마치고 29일 오후 귀국함에 따라 그의 자진 사퇴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李회장은 최근의 '귀국 후 자진사퇴설' 과 달리 30일 "당장은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힐 계획이 없다" 고 말해 조만간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전 서울 계동 현대 사옥에 출근한 李회장은 "외자유치라는 큰 일이 추진되고 있는 데 사소한 개인 문제에 신경쓸 때가 아니지 않느냐" 며 "지금은 거취 문제를 얘기할 때가 아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李회장은 최소한 AIG 등과의 외자유치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 관계자도 "외자유치 협상 과정에서 AIG측이 '바이코리아 판매 등을 통해 나타난 李회장의 역량을 보고 투자하는 것' 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며 "그만큼 이번 외자유치 협상에서 그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중도사퇴는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위원회에서 해임 등 李회장에 대한 문책을 강하게 요구해 올 경우엔 사정이 달라질 수도 있다.

李회장의 측근은 이와 관련 "금감위 등에서 강하게 李회장을 압박할 경우 추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스스로 물러나는 쪽을 택할 수도 있을 것" 이라고 말해 상황에 따라 유동적임으로 시사했다.

한편 李회장은 1일 현대전자 주가 조작과 관련한 항소심 공판이 예정돼 있으나 법정에서 거취를 표명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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