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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어리더 청춘물〈브링 잇 온〉호평속 1위!

중앙일보

입력

북미 2380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한 치어리더 소재의 청춘물〈브링 잇 온(Bring It On)〉이 여름시즌 마감을 일주일 앞둔 8월 25일부터 27일까지의 북미주말 흥행시장에서 1,736만불의 수입을 올리며 1위를 차지하였다.

또다른 신작인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액션물〈아트 오브 워(The Art of War)〉는 2630개 극장에서 1,041만불의 수입을 기록하며 2위에 랭크 됐는데, 결과적으로 1위와 2위를 모두 신작들이 기록하게 되었다. 한편, 이들 두 편 외에 새롭게 선보인 코미디물〈크루(The Crew)〉는 405만불의 수입으로 8위에 그쳤다.

지난 주말에 1위로 개봉하였던 시각 효과 가득한 SF 스릴러물〈더 셀(The Cell)〉은 신작들의 기세에 밀려 968만불의 수입으로 3위를 기록하였으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 감독, 제작을 담당한〈스페이스 카우보이(Space Cowboys)〉가 651만불의 수입을 추가하며 4위에 올랐다.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스페이스 카우보이〉가 개봉 4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6,371만불이다.

불과 제작비 300만불을 들여 완성한 스파이크 리 감독의 코미디 공연 실황〈오리지날 킹스 오브 코메디(The Original Kings of Comedy)〉는 이번 주말에도 875개 극장에서만 상영되었지만 591만불의 수입을 거뜬히 벌어들여 5위를 기록하였다.

해리슨 포드와 미셀 파이퍼가 주연한 초자연 스릴러물〈왓 라이즈 비니스(What Lies Beneath)〉는 461만불의 수입을 추가하여 6위를 차지했는데, 개봉 6주째인 이 영화가 벌어들인 총수입은 벌써 1억 3,092만불에 달한다.

이번 주말 1위를 차지한 〈브링 잇 온〉은 각각 흑백의 고교생들로 구성된 두 치어리더 팀이 전국대회 우승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청춘물이다.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수의 10대용 청춘물들이 개봉하였으나 하나같이 별 재미를 거두지 못한 올 여름 시즌의 (〈루저(Loser)〉(1510만불),〈왓에버 잇 테익(Whatever It Takes)〉(870만불),〈보이스 앤 걸스(Boys and Girls)〉(2060만불),〈다운 투 유(Down To You)〉(2천만불) 등)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한 이 영화는, 다른 10대물같이 로맨스에 치중하기 보다는 치어리더들의 활달한 율동과 건전한 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흑백 사회의 빈부 차이를 딛고 표출된 진정한 경쟁의 의미를 풍자적으로 그림으로써, 흥행과 평단 양측으로부터 합격 판정을 받았다. 이번 주말의 흥행수입만으로 벌써 제작비 1천만불을 회수하게 된 유니버설 영화사의 대표 스테이시 스나이더는 "기존의 달콤하고 천편일률적인 10대용 코미디와 차별화하는데 마케팅 캠페인을 주력하였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랜쵸 카르네 고등학교내의 치어리더 팀, 샌 디에고 토로스는 미국 치어리더 경연대회에서 5년 연속으로 우승한 최강팀이다. 팀의 새 주장으로 뽑힌 토랜스 쉽맨(커스틴 던스트)에게 이제 6년 연속 우승의 기대감이 모아진다. 대회를 몇 주 앞둔 어느날, 토랜스는 자신들이 대회용으로 준비하고 있는 안무가 다른 팀 것을 도용한 것임을 발견하고 극심한 수치심과 혼란에 빠진다. 바로 토로스의 전 팀장이 가난한 동네에 위치한 이스트 캠튼 교의 치어리더 팀 클로버스로부터 도용한 것이다. 이제 토로스는 얼마남지 않은 준비기간동안 새로운 안무를 만들어야 한다. 한편, 아이시스(가브리엘 유니언)가 이끄는 클로버스 팀은 가난한 팀 사정상 경연대회로 가기 위한 여비를 벌기위하여 여념이 없다. 드디어 결전의 날은 다가오고, 우승은 한 팀만의 것이다. 토로스와 클로버스는 자신들의 최선을 다하여 경기에 임하는데...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아역배우로 주목받은 후 최근〈처녀자살소동(The Virgin Suicide)〉와〈크로우 : 구원의 손길〉 등에서 주연했던 커스틴 던스트가 18살의 활기있고 긍정적인 여주인공 토랜스 역을 맡았다. 또, 작년에 깜짝 히트를 거두었던〈쉬즈 올 댓(She's All That)〉의 가브리엘 유니온이 라이벌 치어리더 팀의 팀장 아이시스를 연기하였고,〈버피:미녀와 흡혈귀〉의 엘리자 두시쿠가 전학온 새 팀원을 연기하여 각자 젊음의 열기를 상징하는 치어리더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연출을 맡은 마이클 페이튼은 이번이 극영화 데뷰작이다.

10대용 코메디가 일반적으로 평론가들로부터 찬밥 신세인데 반하여, 앞서 전한대로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평은 매우 우호적이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죠 모겐스턴은 "아마 관객들은 치어리더를 소재로 한 영화에서 재치나 풍자를 기대하기 힘들었겠지만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하다."고 평했고, 토론토 글로브 & 메일의 케빈 커리어 역시 "치어리더의 경쟁을 다룬 영화가, 매우 썰렁했던 이번 여름 시즌의 말미에 이처럼 즐거운 놀라움을 선사할 줄 그 누가 예상했겠는가?"면서, "이 영화를 간단히 말하자면 놀라운 상업영화 재능이 일구어낸 뛰어난 작품."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USA 투데이의 수잔 우슬로지냐 역시 "F-U-N-N-Y(재미있음). 이 단어에 적합한 영화가 바로〈브링 잇 온〉이다. 늦여름 찾아온 놀랍고 빛나는 영화."라고 호평을 실었다. 이렇듯 거의 모든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박수를 보내었는데, 시카고 선 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반대의 의견을 나타내었다. 하지만 사실 그의 평도 영화자체에 대한 악평이라기 보다는 이 영화에 PG-13 등급을 매긴 미국영화협회(MPAA)에 대한 공격이라고 볼 수 있었다.

이번 주말 2위를 차지한〈아트 오브 워(The Art of War)〉는 액션스타 웨슬리 스나입스가 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는 전형적인 액션물이다.〈배틀 필드〉를 내놓았다가 참패를 경험했던 프랜차이즈 영화사가 2천만불을 들여 제작하고 워너 브러더즈가 배급을 대행한 이 영화의 주관객은 역시 남성 관객들이었다. (워너의 배급대표 댄 펠만은 "스나입스는 여성 팬들이 많다."고 주장하지만)

영화에서 스나입스가 맡은 역은 세계질서를 무너뜨리려는 국제적 음모를 폭로하려는 UN 사무총장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은 미국 특수요원 닐 쇼이다. 영화초반 일단의 중국밀항인들이 뉴욕 항의 컨테이너속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면서, 테러리스트들의 세계를 뒤흔들기 위한 음모는 시작된다. 급기야 UN 중국대사가 연설도중 살해되고 현장에 있던 쇼가 혐의자로 몰리면서, 그는 스스로 자취를 감추고 미스테리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쇼는 아름다운 UN 통역관 (마리 마티코) 만이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확신하는데...

영화에는 스나입스 외에〈컬럽터〉의 마리 마티코,〈긴급 명령〉의 앤 아쳐,〈터미네이터〉, 〈에이리언 2〉의 마이클 빈 등이 공연하고 있다. 감독은 TV판〈쟌 다르크〉의 크리스챤 듀거이.

예상된 바와 같이 흔해빠진 구성으로 이루어진 이 영화에 대하여 평론가들은 만장일치로 사형선고를 내렸다. 토론토 스타의 죠프 피비어는 "만일 전쟁(war)이 지옥이라면, 이 영화도 구성, 창조성, 기본 양식 면에서 지옥이라 할 만하다."고 혹평을 가했고, LA 데일리 뉴스의 글렌 휩은 각본이 "아무 생각없이 쓴(brainless-심하게 말하자면 '골빈')" 것이라면서 "판에 박은 듯 진부한 캐릭터들의 연속인 각본."에 일격을 가했다. 또, 데일리 버라이어티 역시 "해외 수출용 B급 스릴러물."로 이 영화를 규정하였다.

이번 주말 개봉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저조한 흥행수입을 기록한〈크루(The Crew)〉는 노장들의 명연기로 최근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스페이스 카우보이〉와 마찬가지로 리처드 드레이퍼스, 버트 레이놀즈 등 중년의 연기파 배우 4명(하지만 〈스페이스 카우보이〉 멤버들 보다는 다소 젊은)을 앞세운 코메디 영화이다. 리처드 드레이퍼스가 지금까지 자신이 읽은 각본 중 가장 재미있는 각본들 중 하나라고 치켜세운 이 영화의 이야기는 은퇴한 전직 갱들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마이애미 사우스 비치에 위치한 허름한 라즈 마할 호텔. 섹시한 모델들이 백사장 위를 뛰어다니며 패션잡지의 표지를 촬영하는 것이 훤히 보이는 이곳에서, 네 명의 전직 갱스터 바비 바르텔레메오(리차드 드레이퍼스), 조이 '배트' 피스텔라(버트 레이놀즈), 마이크 '브릭' 도나텔리(댄 헤다야), 토니 '마우스' 도나토(세이모어 카셀)는 자신들의 노년을 즐기고 있다. 그러던 중, 정든 집과 다름없는 라즈 호텔이 콘도미니엄으로 재개발된다는 계획이 발표되고, 이들은 자신들의 고향과 같은 호텔을 구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한다. 호텔 주인으로부터 나갈 것을 통보받자 '배트'는 묘안을 세우는데, 장의사로부터 시체(실은 해골이다)를 훔쳐 라즈 호텔에 가져다 놓은 후 이 시체가 살해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이 호텔의 매입예정자는 혼비백산하여 도망갈 것이 뻔하고 그렇다면 호텔시세도 뚝 떨어져 당분간 매각될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실행에 옮기고 즐거워하는 4인조에게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데, 바로 이 시체가 생전에 마약왕으로 밝혀지면서이다. 그 마약왕의 아들은 이들 4인조가 자신의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생각하고 복수를 결심하게 되고, 엄청난 소동이 일어난다.

〈죠스〉,〈클로스 엔카운터〉로부터〈홀랜드 오퍼스〉까지 꾸준한 명연기를 보여온 리처드 드레이퍼스와, 왕년의 섹시스타에서 연기파로 변신에 성공한〈부기 나이트〉의 버트 레이놀즈,〈시빌 액션〉,〈에어리언 4〉,〈딕〉 등의 조연으로 알려진 댄 헤다야,〈맥스군 사랑에 빠지다〉의 세이모어 카셀 등이 주인공 4인조를 연기하였고,〈브로드웨이를 쏴라〉,〈척키의 신부〉의 제니퍼 틸리가 공연한 한 이 영화의 연출은 인기 TV물〈케빈은 12살〉의 마이클 디너가 맡았고,〈맨 인 블랙〉,〈와일드 와일드 웨스트〉의 배리 소넨필드가 공동제작을 담당하였다.

〈스페이스 카우보이〉에 이어 올여름 두 번째로 개봉한 노배우 주연의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호평과 혹평 양쪽으로 갈리었다. 먼저 이 영화에 따뜻한 눈길을 보낸 평론가들로서 뉴욕 데일리 뉴스의 잭 매튜는 "〈스페이스 카우보이〉에서 이 영화까지 올 여름은 노인들에게는 정말 볼거리 많은 여름이다."고 서두에서 평한 뒤, 이 영화의 주연을 맡은 네 명의 중견배우, 감독, 각본가 (〈벤슨〉,〈골든 걸스〉 등 히트 TV 시트콤 작가인 배리 파나로) 모두에게 찬사를 보내었고, USA 투데이의 마이크 클라크는 "〈크루〉는 진부한 소재에다가 다정함과 열정으로 생기를 불어넣었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었다. 반면에 이 영화를 공격한 이로써 아틀란타 저널 컨스티튜션의 스티브 머레이는 "그 어떤 명연기도 각본의 결함을 극복할 수는 없었다."면서 마치 애들립처럼 보이는 형편없는 대사들을 지적하였다. 또, 뉴욕 타임즈의 AO 스콧은 주말에 이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일축했다. "잊어버려요. 알겠죠?(Just forget about it. O.K.?)"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작품으로는,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미식축구 코미디물〈리플레이스먼트(The Replacements)〉가 408만불의 수입으로 7위를 차지하였고, 에디 머피 주연의 원맨쇼 코메디물 〈너티 프로페서 II : 클럼프 가족(Nutty Professor II: The Klumps)〉가 356만불의 수입으로 9위를 기록하였으며, 중국계 여배우 조안 첸이 감독하고 위노나 라이더, 리처드 기어가 주연한 로맨스물〈뉴욕의 가을(Autumn in New York)〉이 327만불의 수입으로 10위에 랭크되었다. 한편, 뉴욕 바를 배경으로 한 시골여성의 성공기〈코요테 어글리(Coyote Ugly)〉는 이번 주말 287만불의 수입으로 11위로 내려와 개봉 4주만에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는데,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이 영화가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입은 4,937만불에 그쳤다. 또한 2주 연속 1위를 차지한 후, 지난 주말 7위로 뚝 떨어졌던 폴 버호벤 감독의 〈할로우 맨〉은 이번 주말에는 281만불의 수입으로 다시 다섯 단계 내려온 12위를 차지해 가장 큰 폭의 하락속도를 나타내었다.

신작 두 편만이 1천만불 이상의 수입을 기록한 이번 주말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의 총수입은 7,512만불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보다 13%가 감소한 수입이고, 〈식스 센스〉가 2,010만불의 수입으로 4주째 1위를 달렸던 작년의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는 거의 비슷한 성적이다.

여름시즌을 1주일 남긴 시점에서 올해의 북미여름흥행 총수입은 약 28억불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여름의 30억불에 이어서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하지만, 실제로 극장입장료가 작년에 비하여 인상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관객수는 작년보다 10에서 15퍼센트나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여름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할 다음 주말의 노동절 연휴에는,〈하이랜더〉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로 시리즈 완결편 격인〈하이랜더 : 엔드게임(Highlander: Endgame)〉와 로맨틱 코메디〈휩드(Whipped)〉 두 편만이 전국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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