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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바람 거세게 부는 헐리우드

중앙일보

입력

올해 미국은 11월 대통령 선거 때문에 1년 내내 선거 열풍이 온 나라에서 계속된다.

이같이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면 헐리우드도 덩달아 선거의 흥청망청한 분위기에 휩싸이는데 올해는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가 LA에서 열리는 탓에 헐리우드에 부는 정치바람이 더욱 거세게 느껴진다.

헐리우드 영화계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세가 강하다.

알 고어가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을 한 LA 전당대회장에는 기라성 같은 감독과 스타들이 자리를 꽉 메웠지만 헐리우드 출신 영화배우(레이건)가 대통령 자리까지 오른 바 있는 공화당쪽은 한산할 정도다.

현재까지 고어 진영에 합류한 스타들은 마음 속 깊숙이 정치의 야망을 불태우고 있는 워렌 비티를 비롯, 로버트 드 니로, 잭 니콜슨, 톰 행크스, 마이클 더글러스, 니콜라스 케이지, 존 트라볼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스티븐 스필버그등 헐리우드의 저명인사들이 즐비하다.

민주당에는 이같은 약간 오래된 스타들 뿐만 아니라 최근 결혼한 브래드 피트와 재니퍼 애니스톤을 비롯, 피트의 전애인 기네스 팰트로우까지 젊고 반짝이는 스타들도 이곳저곳에서 눈에 띈다.

이중에서도 특히 '멘 인 블랙'의 토미 리 존스는 고어 후보가 하버드대학 시절 기숙사 방을 함께 썼던 사이기도 하니 민주당이 헐리우드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것도 당연.

현재까지 고어가 확보한 아카데미상 수상자만해도 16명이니 헐리우드의 정치자금은 거의 고어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비해 공화당쪽에 얼굴을 비치는 배우들중 이름 날리는 톱스타들은 손꼽을 정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 나타난 스타들중 지명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프로 레슬링 선수 'The Rock'이었으니 알 만하다. 그렇지만 공화당쪽으로 기울어지는 스타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이 하드'의 브루스 윌리스나 아놀드 슈와제네거, 헤더 락리어등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다지 두드러지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투박한 영어발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레이건의 뒤를 잇는 헐리우드 출신의 '중량급' 정치인이 되고 싶어하는 슈와제네거는 올해도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 부시 후보의 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정치'를 했다.

이같은 차이는 헐리우드에서 모금된 정치자금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헐리우드에서 고어와 민주당 앞으로 모인 자금은 모두 1천2백만달러인데 반해 공화당쪽은 7백만달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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