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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1 펀드 평가] “연 10%+α노리는 절대수익펀드 유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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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2011년은 삼성자산운용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용사 전체 수익률(순자산 1조원 이상 대형 운용사 중)에선 한국투자밸류자산에 밀렸다. 하지만 ETF를 포함한 주식형 펀드 가운데 ‘삼성 KODEX 자동차 상장지수’가 수익률 22.5%로 1위를 차지하고 ‘삼성중소형 Focus1’이 12.74%로 4위에 오르는 등 개별 펀드들이 대체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수익률 상위 10위 안에 2개 이상 펀드를 올린 운용사는 삼성이 유일하다. 특히 운용자산 1000억원이 넘는 대형 펀드로선 KB운용의 ‘KB밸류포커스’를 제외하고는 20위 안에 삼성 펀드들밖에 없다.

 자금 흡인력 면에선 단연 1등이다. 지난해 상장지수펀드(ETF)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에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돈을 끌어들였다. 지난 한 해 동안 삼성이 빨아들인 자금은 ETF에서만 2조2642억원, 전체 주식형 펀드를 다 합하면 3조3710억원이나 된다. 둘째로 많은 돈이 흘러 들어간 KB운용(2조3100억원, ETF 포함)보다 30%나 많은 수치이고, 한 해 전체 유출입 규모(8조3230억원)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이 ‘덩치만 큰 약자’에서 ‘덩치에 걸맞은 강자’로 다시 태어난 데는 지난해 3월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10년 동안 글로벌 및 아시아펀드 운용을 담당했던 김준성(사진) 운용총괄(전무)을 영입하는 등 조직을 재정비한 것도 한몫했다. 김 전무를 5일 삼성자산운용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영입 첫해 성과가 좋았다.

 “어려운 해였는데 운이 좋았다. 지난해 3월 삼성에 오자마자 일본 지진으로 주가가 하루에 6% 급락하기도 했다.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의 성과가 좋다지만 약세장에서 남들보다 돈을 덜 잃었을 뿐이다. 물론 약세장에선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 고객 돈을 지켜주는 게 우리의 의무다. 그러나 강세장에선 전략이 다르다. 올해 한국 시장은 지난해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한다. 유연함을 갖고 상황에 맞게 적응해야 한다.”

 -매니저들한테 자율성을 많이 준다는데.

 “자율성을 주지만 책임도 반드시 묻는다. 6개월은 틀릴 수 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 성과를 못 낸다면 그건 용인하기 어렵다. 한국 시장은 펀드 수가 많다. 이렇게 많은 펀드 중에 투자자가 왜 그 펀드를 사겠나. 뭔가 달라야 하지 않겠나. 삼성에 온 후 펀드를 운용하는 모든 매니저에게 자기 펀드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라고 시켰다. 이 펀드가 다른 펀드와 달리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설명하라고 했다. 설명 잘하는 매니저가 수익률도 좋더라. 자기 펀드가 어떤 강점이 있고, 뭐가 다른지 설명할 수 없는데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거 아닌가.”

 -직접 바꾸라고 지시하지는 않나.

 “내 견해를 항상 얘기한다. 그러나 내 방식대로 하라고 일방적으로 지시하거나 바꾸지 않는다. 나도 틀릴 수 있으니까. 일부 다른 운용사의 방식을 보면 위에서 지시하면 아래서 그대로 따라하는 하향식 의사결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건 한 사람이 틀리면 전부 망하는 구조다.”

 -어떤 펀드가 유망할까.

 “ETF와 연 10%+α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절대수익펀드다. 우리 투자자들은 아직 수익률에만 신경을 쓰고 수수료엔 민감하지 않다. 수익률만 높다면 수수료 1~2% 더 낸다 한들 그리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이 안 좋아지면 수수료에 민감해진다. 이런 면에서 ETF시장은 가능성이 크다. 한국 증시는 아직도 단순히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보다 펀드 매니저들이 운용하는 액티브 펀드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여지가 크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수익률 기대치가 낮아지고 안전성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ETF로 눈을 돌릴 것이다. 또 실질이자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은행예금으론 성에 안 차고 시장의 변동성은 너무 크다. 이런 면에서 절대수익펀드도 유망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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