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이진택, `무소식이 희소식(?)'

중앙일보

입력

`육상 장학생' 이진택(대구시청)이 지난달 6일 독일로 날아간 뒤 여태껏 감감무소식이다.

이진택은 높이뛰기에서 올림픽 2회 연속 결선 진입을 노리는 한국남자육상 필드의 유일한 기대주.

대한육상경기연맹이 훈련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특별 관리대상 선수이지만 시드니올림픽 개막이 어느새 눈앞에 닥쳤는 데도 소식조차 없다.

육상연맹측은 "부담을 안 주려고 현지 대회에서 2m30을 넘거나 입상할 때에만 연락을 달라고 했다"며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점으로 미뤄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이진택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레버쿠젠 국제육상대회에 출전,'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찰스 오스틴(미국)과 맞대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록은 자신의 한국기록(2m34)에 16㎝나 뒤진 2m18.

올림픽 예상 결선 커트라인이 2m30으로 메달을 따려면 적어도 한국기록은 깨트려야 하는데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더구나 '99세계선수권 우승자 뱌체슬라프 보로닌(러시아)이 `꿈의 경지'인 2m40을 넘은 데다 `인간 개구리'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가 금지약물 징계에서 풀려바의 높이가 대폭 상향 조정됐다.

25일 현재 이진택의 올시즌 기록은 5월 오사카그랑프리에서 세운 2m25로 세계50위에 머물러 있다.

상황이 이런 데도 국내 보도는 "이진택 메달 딴다"는 장밋빛 전망 일색이다.

분명 이진택이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 `불모지'인 국내 육상계의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메달 여부에 앞서 국민 세금을 받아 외국에서 훈련을 하는 공인이라면 최소한 대회 성적이라도 보내주는 `기본기'를 갖춰야할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