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에도 들어맞는 마키아벨리 '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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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기업경영의 지혜를 따온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거짓말과 잔혹함마저 정치가의 자질로 정당화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영감을 받은 책도 적지않다.

지난 5월 출간한 〈권력을 경영하는 48법칙〉(로버트 그린 지음. 까치)이 '언제나 선하려고 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파멸할 수밖에 없다' 는 마키아벨리의 말을 인용하며 동.서양 고전을 망라했는데, 이 책은 또 다르다.

영국 보수당 부총재 출신으로 기업을 운영하기도 한 앨리스터 맥알핀이 쓴 〈기업군주론〉은 오직 마키아벨리의〈군주론〉에 충실하다.

순서는 원전과 똑같지 않지만 군주론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조목조목 오늘날의 기업 현실과 대응시켰다.

지난 20여년동안 〈군주론〉을 읽고 또 읽었다는 맥알핀이 이런 시도를 한 것은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이탈리아 르네상스 도시와 오늘날의 기업 사이에 비슷한 점이 너무나 많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사실 정치나 사업 모두 탐욕과 배반이라는 인간 본성이 잘 드러나는 판이라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당대의 최고 후원자 가문인 메디치 가에게 환심을 사려 했던 마키아벨리는 아첨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걸 알았다.

"아첨이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첨을 받아보지 못한 사람" 이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아첨은 기업 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끼친다.

책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때로는 혐오스런 부분과 맞닥뜨리게 된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매일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라고 할 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책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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