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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88년 종합7위 불가리아, 금메달 1개 예상

중앙일보

입력

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로 종합 10위에 올랐던 동유럽 스포츠 강국 불가리아의 지난날의 영화를 곱씹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

이반 슬라브코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불가리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시드니올림픽에서 불가리아가 따낼 금메달은 1개밖에 없을 지 모른다"고 25일(한국시간) 가진 기자회견에서 침울하게 토로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슬라브코프는 "불가리아는 올림픽 10강에 단골로 들었었으나 이제 그건 추억일뿐"이라며 "이번 시드니올림픽은 불가리아 역사상 최악의 성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97명의 선수를 시드니로 보내는 불가리아는 역도와 사격, 레슬링, 복싱, 육상등에서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지만 사실상 금메달을 딸 종목은 역도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바르셀로나와 애틀랜타에서 각각 3개의 금메달을 따 그런대로 체면치레를 했던 불가리아가 이처럼 약골로 추락한 이유는 경제난에 따른 경기력 저하.

운동에만 전념해야 하는 선수들이 '호구지책'을 찾아 부업 전선에 나서는 상황에서 좋은 성적이 나올리 만무하다는 것이 슬라브코프의 솔직한 고백이다.

세계 일류급 코치들도 더 좋은 보수를 보장하는 서유럽으로 떠났다.

무려 70명의 불가리아 리듬 체조 코치가 조국을 등지고 서유럽 국가에 취업, 올림픽 무대에서 고국 선수들을 꺾을 다른 나라 선수들의 실력을 키우고 있다.

공산당 집권 시절에 가장 효율적인 국가 선전 수단으로 꼽혀 풍성한 우대를 받았던 운동선수들과 코치들은 자본주의로 전환하는 와중에 최대의 희생자가 된 셈이다.(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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