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5일 주기 모습 드러내는 안철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5시15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민주통합당 김근태 상임고문 빈소가 마련된 이곳에 ‘뜻밖의 인물’이 나타났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다. 김 고문 측은 “고인 생전에 따로 만난 적은 없었던 걸로 안다”고 했다. 안 원장도 김 고문과 개인적 인연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김 고문에게 마음의 빚을 졌다”는 취지의 언급만 했다.

 당시 야권에선 2011년이 가기 전 안 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일 거란 관측이 많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안 원장에게 쏠린 대중의 관심이 분산되는 상황이었고 ‘신년 정국’에서 존재감을 확인시키기 위해 깜짝 등장할 거란 얘기였다.

 이런 관측이 들어맞아 버린 셈이다.

 안 원장의 ‘등판 주기’를 감안해 깜짝 등장을 점친 이들도 있었다. 자로 잰 듯이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포기 후인 지난해 10월부터 안 원장이 대략 15일 안팎의 간격으로 등장했다가 사라지곤 하는 동선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실제 안 원장은 김 고문 빈소를 찾기 약 보름 전인 지난해 12월 14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보다 보름 전께인 같은 달 1일엔 경기도 판교 안철수연구소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3정당 창당과 강남 총선 출마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11월도 마찬가지였다. 안 원장은 14일 안철수연구소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연구소 지분 절반을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을 알린 뒤 이튿날인 15일 출근길에 기자간담회를 했다. 이 또한 전달인 10월 27일 학장회의 참석차 서울대 관악캠퍼스를 찾은 자리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개인적 소감을 밝힌 지 보름여 만의 일이었다.

 정치권에선 안 원장의 이런 움직임을 일종의 ‘의식적인 완급 조절’로 보는 견해도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안 원장이 일부러 주기를 맞춰 등장하는 건 아닐 것”이라면서도 “다만 본인에게 쏠린 정치적 기대감이 총선 정국을 앞두고 소멸되지 않게 하기 위해선 공개적으로 행보를 조절하는 것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김 고문 상가에서 기자들이 김 고문과의 인연 등 여러 가지를 질문하자 “다음 기회에 얘기하자”고 했다. 지금까지의 등판 주기대로라면 ‘다음 기회’는 이달 중순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양원보 기자

2011년 10월 이후 안철수 공개 행보

▶12월 30일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빈소 조문

14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빈소 조문

1일 ‘신당 창당설 일축’ 기자간담회

▶11월 15일 재산 기부 관련 출근길 기자간담회

▶10월 2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평가 기자회견

24일 박원순 시장 후보 캠프 방문

9일 교보문고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지지 발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