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신탁 잇따라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국민은행이 내놓은 부동산 투자신탁(리츠 : REITs)상품 1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다른 은행들도 앞다퉈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조흥.한빛은행 등은 다음달 말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법을 이용한 리츠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들이 이 상품 발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내년 하반기에 본격 시행될 회사형 리츠 시장을 선점하고▶은행권의 신탁상품이 위축되면서 새로운 상품 개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발행했거나 준비 중인 것은 채권형으로 프로젝트 단위의 투자 상품이다.

회사형은 건설교통부가 부동산투자회사법 제정을 통해 내놓을 상품인데 프로젝트가 아닌 리츠 회사에 돈을 투자해 배당을 받는 형태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업계 최초로 1백30억원 규모의 '빅맨 부동산 투자신탁 1호' 를 성공적으로 판데 이어 현재 2호를 준비 중이다.

이 은행 한경수 팀장은 "2호는 서울시내 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선보일 예정" 이라며 "1차 때보다 금액은 크며 발매 방법은 같다" 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특히 3~4개의 프로젝트를 추가로 확보해 연말까지 매달 한개씩의 상품을 발행키로 했다.

한빛은행도 부동산 금전신탁 상품을 늦어도 다음달 초순까지 발매키로 하고 대상 사업지를 물색 중이다.

이 은행 김세범 과장은 "건설업체가 사업성은 있으나 자금이 부족해 땅을 사들이지 못하는 곳이 주요 검토 대상" 이라며 "용인 신갈.수지 지역 아파트가 유력하다" 고 전했다.

한빛은행의 첫 상품은 규모면에서 국민은행 1호보다 큰 3백억~5백억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측은 투자자에게 연 10~12%의 투자수익률을 제시할 방침이다.

조흥은행은 이르면 다음달 초 1호 상품을 선보이기로 하고 현재 아파트.벤처타워.연수원 등 3~4개 사업을 검토 중이다.

신탁업무실 최원석 실장은 "첫 작품은 투자수익이 보장되는 아파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흥은행은 현재 삼성물산.SK건설.대우건설이 시공하는 아파트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은 아더 앤더슨 컨설팅과 대상 사업지 선정에 들어갔으며 시공사는 삼성물산과 LG건설이 거론되고 있다.

주택.하나은행 등도 비슷한 형태의 상품 발매를 위해 현재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 상품의 발매가 은행권의 예상대로 순조롭게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일단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보장해 주기 위해서는 위험이 낮고 분양성이 좋아 고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하지만 이에 맞는 사업지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담당자들도 사업지 선정 단계에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그럼에도 건설회사의 자금난을 감안하면 은행의 금전신탁 상품 발매는 당분간 활기를 띨 전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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