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재수, 어디서 하면 성공할까

중앙일보

입력

내년도 대입부터 수시지원이 6회로 제한된다. 2014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언어·수리·외국어 영역을 A·B형으로 나눠 수준별로 시행한다. 전문가들은 대입제도 변경으로 수험생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런데도 재수를 결심했다면 대입 실패 원인과 학습 성향을 철저히 분석한후 자신에게 맞는 재수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지와 유혹에 약하면 기숙학원 선택

 기숙학원은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어려운 수험생이 고려해 볼 만하다. 공부에만 몰두하고 싶은 학생들에게도 적당하다. 수도권 근교나 지방에 위치해 있고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차단돼 외부와 격리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든 생활을 생활담임교사가 관리하고 외출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허용하는 곳이 많다. 이런 환경에 적응하면서 성실히 공부를 하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너무 엄격하거나 격리된 생활을 견디지 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특히 성적이 많이 올라간다는 이유 때문에 부모 독단으로 기숙학원을 선택할 경우문제가 생기기 쉽다. 메가스터디기숙학원 신록 원장은 “기숙학원을 선택하기 전 자녀의 성향과 의사를 충분히 감안해야 부적응과 같은 역효과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숙학원을 선택할 때는 학원에 가서 직접 상담을 받고 커리큘럼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서울이 아닌 지방 여러 곳에 분산돼 있어 모든 학원을 방문하고 비교하기란 어렵다. 이때는 각 지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토요일은 남양주지역, 일요일은 용인지역처럼 기숙학원이 밀집된 지역을 선정해 방문하는 것이 편리하다. 학원 홈페이지와 수험생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00학원 학습관리는 어떻게 이뤄지나요?”, “커리큘럼과 상담시스템은 어떻게 되나요?”와 같은 구체적인 질문을 한 후 상담을 받으면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기숙학원이 부담스럽다면 재수종합학원으로

 재수종합학원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업을 하고 오후 10시까지 보충수업이나 자율학습이 진행된다. 집에서 통학할 수 있고 일요일과 공휴일은 개인시간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관리만 가능하다면 주중에 부족했던 영역을 보충하거나 자신의 취약단원을 해결할 수 있는 장점들이 있다. 친구와 게임·인터넷에 대한 유혹으로 자기관리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재수종합학원을 선택할 때는 성실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관리해 주는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커리큘럼이 다양하게 구성된 학원인지도 살펴봐야 한다. 비교적 전통이 있고, 오랫동안 운영했던 곳의 커리큘럼이 다양하다. 이런 학원들은 자체적인 입시전략연구소가 있어 독자적인 진학지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요즘처럼 복잡한 입시환경 속에서 학원이 학생들에게 어떤 입시정보와 전략을 제공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한다. 재수전문학원이지만 재수생만을 위한, 재수생에만 집중하고 있는 학원인지도 중요한 요소다. 단과와 재학생반을 운영하는 학원의 커리큘럼은 상대적으로 집중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재학생과 재수생 사이에서 어중간하게 맞추다보니 재수생을 위한 커리큘럼이 부족할 수 있다.

독학재수는 생활관리가 관건

독학재수는 스스로 학습 포트폴리오를 짜서 실천할 수 있는 상위권 학생에게 적당한 방법이지만 혼자서 공부한다는 심적 부담감이 클 수 있다. 강남대성학원 김명준 부원장은 “상위권 학생이라도 입시에 한 번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기관리에 더 철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상위권 학생은 자신의 학습법과 공부방향을 과도하게 신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재수생활의 가장 기본인 생활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정 영역에서 낭패를 본 상위권 학생들은 단과학원을 잘 이용하면 효율적이다. 단과학원을 다니면서 해당 영역을 집중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강의는 유명 학원이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에서 재수를 하려는 학생들에게도 유용하다. 반복 학습도 가능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여러 번 들을 수 있어 취약 과목 학습에 도움이 된다.

● 재수학원 선택을 위한 체크리스트

1. 집과 학원의 통학거리는 적당한가?

집과 학원사이의 통학거리를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통학거리가 1시간 이상 소요되거나 교통편이 불편하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적인 소모도 크다.

2. 학습 커리큘럼이 다양한가?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자연계 재수생과 예체능 계열·직업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은 자신을 위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지 확인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수리 가형을 선택했다가 6·9월 평가원 결과를 토대로 수리 나형으로 바꿔야 할 경우에 대비해 사전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커리큘럼상 중도에 수리선택을 변경할 수 없는 학원도 있다.

3. 학원 주변환경과 시설이 쾌적한가?

수용인원에 비해 화장실 시설이 부족해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학원의 위치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유흥가 주변에 위치해 있으면 유혹을 이겨내기가 힘들 수 있다.

4. 학습관리시스템이 잘 돼 있는가?

재수는 규칙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특히 꾸준한 출결관리는 재수성공의 기본이 된다. 출결확인·자투리시간과 자습시간·면학분위기 관리·학습플래너 작성과 같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5. 학원에 입시전문가가 있는가?

학원마다 재원생의 수시·정시전략을 상담해 주는 전담부서나 전문인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학생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상담부터 수시지원, 수능까지 철저히 준비해줄 수 있는 학원이 좋다. 없다면 개인적으로 사교육업체의 개별상담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생길 수 있다.

6. 학원에 대한 주위의 평판은?

수험생 커뮤니티나 재수학원 정보를 비교해놓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선배들의 경험담과 평판을 확인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속칭 알바(수험생을 가장하고 학원을 홍보하는 행위)가 올린 정보로 피해를 볼 수 있으니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7. 장학금이나 부대혜택이 주어지나?

재원생들에게 출결·성적상승·목표대학 진학과 같은 조건을 충족하면 일정 금액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학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만식 기자 nom77@joongang.co.kr 일러스트="박세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