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화산 폭발 … 항공기 운항 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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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006년 5월 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클리블랜드 화산의 분출 장면. [알래스카 AFP=연합뉴스]

아시아와 북미 대륙을 잇는 알래스카 비행 항로 아래에 있는 클리블랜드 화산이 2011년 12월 29일(현지시간) 폭발해 항공기 운항 경보가 발령됐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알래스카 화산관측소는 이날 환태평양 화산대에 있는 알류샨 열도의 클리블랜드 화산이 폭발해 화산재가 4.6㎞ 상공까지 치솟았다며 운항 경보를 발령했다. 화산관측소는 화산재가 동남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추가 폭발이 일어나 더 광범위한 지역에 화산재 구름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앵커리지에서 1500㎞ 떨어진 클리블랜드 화산은 지난해 7월부터 용암과 가스를 뿜어내는 등 폭발 조짐을 보였다. 높이 1730m인 이 화산의 꼭대기는 북미와 아시아를 잇는 항공로의 바로 아래에 있어 폭발 때 항공기 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다. 특히 화산재 구름은 비행 중인 항공기 엔진을 멈추게 할 수 있어 공항 관재 당국은 화산재 구름이 퍼진 구역에서는 항공기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

 클리블랜드 화산은 10년 전인 2001년에도 세 차례 폭발해 8㎞ 상공까지 화산재가 치솟았다. 그 뒤로는 소규모 폭발이 몇 차례 있었다. 지난 7월부터는 다시 폭발 조짐을 보였다. 당시 알래스카 화산관측소는 위성이 촬영한 화산 사진에서 온도 변화를 감지했다며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알래스카 화산관측소가 경고를 내놓은 지 한 달 후인 지난 8월 클리블랜드 화산은 용암과 가스를 분출하며 불안 조짐을 보이다 이번에 결국 폭발했다.

 이 화산이 있는 추지나닥(Chuginadak) 섬에는 사람이 살지 않아 이번 폭발로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화산 상공을 비행하는 항공기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화산재는 미세하게 부서진 날카로운 암석 조각으로 항공기 엔진에 빨려 들어갈 경우 엔진 고장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1989년 KLM 항공 867편은 암스테르담에서 앵커리지로 향하던 중 알래스카 상공에서 화산재 구름을 만나 4개의 엔진이 모두 멈춰서는 사고를 당했다. 이 항공기는 다행히 화산재 구름을 빠져나온 뒤 엔진을 재점화해 앵커리지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하지만 항공기는 큰 손상을 입었다. 2010년에는 아이슬란드 화산이 폭발하는 바람에 10만 편 넘는 비행기가 뜨지 못해 여행객 1000만 명의 발길이 묶이기도 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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