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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女사장, 어지럽고 아랫배 더부룩해 병원 갔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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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가구점을 운영하는 손모(57·여·서울 용산구)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자주 어지럽고 아랫배가 더부룩해 병원을 찾았다가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손씨는 “사업을 하느라 늘 시간에 쫓겨 밥을 제때 챙겨먹지 못한 채 피곤하게 살아왔다”고 말했다. 8년 전 사업을 시작한 손씨는 빵·커피로 식사를 대신하는 일이 많았다. 변비도 달고 살았다. 밥을 적게 먹고 과자·초콜릿을 즐겨 먹었다.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여성은 대장암이 위암을 추월했다. 보건복지부가 29일 발표한 암환자 등록통계에 따르면 2009년 암 판정을 받은 여성 환자 9만3337명 중 대장암은 9918명(10.6%)으로 갑상샘·유방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여성 대장암은 지난해까지 4위였으나 올해 위암(9774명)을 제쳤다. 남성 대장암 환자도 아직 위암보다 적긴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2009년 위암 환자는 1년 전에 비해 929명 증가한 반면, 대장암은 1400명 늘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식생활 패턴이 서구화되면서 육류를 많이 먹고 섬유질이 많은 야채는 적게 먹는 데다 다이어트를 하느라 지나치게 적게 먹거나 음식을 짜게 먹다 보니 대장암이 급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9년 발생한 암 환자는 19만2561명으로 전년보다 1만3745명 늘었다.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샘암(3만1977명)이었다. 정부가 1999년 암 등록 통계를 집계한 이후 줄곧 위암이 1위였는데 갑상샘암이 이번에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서홍관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은 “환자가 증가한 이유도 있지만 암 진단 기술이 발전하고 조기 검진을 받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암 환자는 갑상샘·위·대장·폐·간·유방·전립선 순으로 많았다. 남성 5대 암은 위·대장·폐·간·전립선, 여성은 갑상샘·유방·대장·위·폐암 순이다.

 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할 확률(5년 생존율)은 62%로 1년 전 59.5%에 비해 2.5%포인트 상승했다. 암 치료 기술이 계속 좋아지고 있어서다. 남자는 53.2%, 여자는 71.4%다. 갑상샘암이 99.7%로 가장 높다. 유방암(90.6%), 대장암(71.3%), 위암(65.3%) 순이다. 하지만 췌장(8%), 폐암(19%), 간암(25.1%)은 낮은 편이다. 췌장암은 95년(9.4%)에 비해 떨어졌다.

 우리 국민이 평균수명(81세)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6%로 세 명 중 한 명은 암에 걸릴 것으로 분석됐다. 남녀로 나눠보면 남성은 5명 중 2명이, 여성은 3명 중 1명꼴로 암에 걸린다. 남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은 9.1%, 여자는 4.8%였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지금까지 살아 있는 사람은 80만8503명으로 집계됐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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