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용 무균 원숭이 번식성공

중앙일보

입력

백신개발 등의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무균상태 원숭이(Specific Pathogene Free)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출생했다.

생명공학연구소 현병화(玄炳和)박사팀은 17일 무균상태 원숭이를 국내 처음으로 번식하는데 성공, 무병원숭이 대량 확보의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무균 또는 무병상태 원숭이는 청정공기와 멸균처리된 사료 등 특수환경의 전문사육실에서 키워지는데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에이즈백신 연구, 간염백신 개발 등의 각종 동물실험에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연구를 진행해 온 현박사팀은 필리핀과 일본에서 32마리의 원숭이를 들여와 10개월 여만에 무균상태의 필리핀 원숭이 1마리와 마모셋 원숭이 3마리 등 모두 4마리의 무균원숭이를 지난 7월에 출생시켰다.

이번 무균원숭이 번식성공으로 에이즈 백신개발, 동맥경화 및 간염 치료용의 다양한 신물질에 대한 전(前) 임상연구와 간염연구 등의 영장류 동물실험을 국내에서도 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국내에는 무균원숭이가 없어 영장류이용 동물실험을 모두 외국에 의존, 국내 과학기술정보의 해외 유출은 물론 원숭이실험 한 마리에 약 1천만원상당의 외화 지출을 감수해야 했었다.

원숭이류는 사람과 99% 유사한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형태.생리.심리학적으로도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지만 자연상태의 원숭이는 `절멸위기동물의 교역금지''에 관한 워싱턴조약상의 제약은 물론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쉽게 노출, 감염될 가능성이 높고 사람에게도 전염성이 높기 때문에 실험용으로의 사용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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