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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20년 규정’에 막힌 동탄시 교통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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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의 삼성반도체 공장 앞 사거리는 아침마다 교통정체로 몸살을 앓는다. 경부고속도로 동탄IC와 용인~서울고속도로를 이용하려는 좌회전 차량과 공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들이 뒤엉키기 때문이다. 출근시간대에 사거리를 통과해 좌회전하는 데만 10분 이상 걸릴 정도다. 최대 3만 명이 상주할 반도체공장이 2014년 완성되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화성시와 삼성 측은 현재 2개인 공장 출입구를 5개로 늘려 차량을 분산시킬 계획을 세웠다. 다른 도로에서 접근할 수 있는 출입구를 추가하면 교통정체가 덜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 계획은 국토해양부에서 제동이 걸렸다. 국토부의 택지개발 업무지침에 따르면 일정 규모 이상 신도시의 지구단위 계획은 20년간 바꿀 수 없다.

당초 2002년 동탄 지구단위계획에선 반도체공장으로 인한 1일 유발 교통량은 1만410대로 추정됐다. 주변 공장 수와 규모를 토대로 산출한 수치다. 그 뒤 삼성 측이 공장 규모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하루 교통량이 4000대 이상 더 늘게 된 것이다. 화성시와 삼성 측은 10월 출입구 추가를 내용으로 하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승인을 국토부에 요청했다.

그러나 국토부에선 “지침상 변경승인은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화성시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주민과 기업의 불편이 극심할 게 뻔한데 국토부가 해묵은 규제만 내세워 승인을 거부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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