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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어 1위 떴다 … ‘탁구 얼짱’ 서효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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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서효원(24·마사회)은 잘 알려진 탁구 선수다. 그가 유명한 이유는 언제 어느 곳에서나 눈에 확 뜨일 만큼 예뻤기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에는 서효원의 이름이 무더기로 올랐다. 지난 26일 제천에서 끝난 종합탁구선수권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뒤의 일이다. 검색어 1위를 오래 지켰다. 서효원의 첫 우승이었다. 이에리사-양영자-현정화 등 수퍼스타 계보로 이어져온 이 대회 우승컵은 곽방방(2006년), 당예서(2007~2008년), 석하정(2009∼2010년) 등 귀화 선수들이 독점해왔다. 토종 선수가 우승하기는 6년 만의 일이다. 서효원이 결승에서 이긴 전지희(19·포스코파워)도 귀화 선수다.

 누구보다도 기뻐한 사람이 있다. 현정화(42) 한국마사회 감독이다. 경주 근화여고 출신인 서효원은 2006년 현대시멘트에 입단했지만 2008년 팀이 해체된 뒤 현정화 감독이 이끄는 마사회로 이적했다. 서효원에게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현역 시절 수비 전문 선수에게 진 적이 없는 현 감독은 서효원의 장단점을 꿰뚫어보았다.

 서효원은 현 감독을 만나기 전까지 라켓 뒷면에 핌플 러버를 사용했다. 현 감독은 ‘핌플로는 세계를 제패할 수 없다’며 드라이브용 평면고무로 바꾸게 했다. 별다른 성적이 없던 서효원은 바뀐 라켓으로 지난해 폴란드오픈 4강에 올랐다. 지난 7월 코리아오픈에서는 ‘한국 킬러’ 이시카와 가스미(세계 7위)와 순베이베이(싱가포르·19위)를 잇따라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첫 우승은 서효원의 내면을 변화시켰다. 그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았다”고 표현했다. 후련한 듯한 표정이었다. ‘탁구 얼짱’이라는 별명은 그에게 부담이 됐다. 1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다양한 팬을 거느린 그는 인기가 싫진 않았지만 성적을 내고 싶었다고 했다. ‘얼굴만 예쁜 선수’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았다.

 12월 현재 그의 세계랭킹은 41위다. 2008년부터(115위→93위→62위) 꾸준히 올랐다. 현정화 감독은 서효원을 “비밀병기”라고 표현했다. 현 감독은 “커트의 박자가 김경아(34·대한항공), 박미영(31·삼성생명)과 다르다. 공격의 정확도만 높이면 그동안 한국 여자탁구를 이끌어온 두 선수를 능가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강희찬(41) 여자대표팀 감독의 말에 따르면 국내 탁구 선수의 5% 정도가 수비형이다. 국내 무대에서는 공격형 선수가 유리하지만 세계 무대에서는 수비형 선수가 경쟁력 있다. 김경아(세계랭킹 16위), 박미영(세계랭킹 24위) 모두 수비형 선수다. 김경아와 박미영의 공격과 수비 비중이 2대8이라면 서효원은 4대6정도로 공격 비중이 높다.

 강 감독은 “국내 수비형 선수 가운데 공격 기술로는 최고”라고 한다. 회전력이 높은 백핸드 스카이 서브도 뛰어나다. 다만 현정화 감독은 서효원이 좀 더 ‘독기’가 있는 선수이기를 원한다. 서효원은 “감독님이 정신적 측면을 강조하신다”고 했다.

 서효원도 2012년 런던 올림픽을 꿈꾼다. 그러나 런던으로 가는 길은 밝지 않다. 한국은 출전권 세 장을 갖고 있다. 두 장은 김경아와 박미영에게 돌아갔다. 나머지 한 장은 탁구협회 기술강화위원회에서 선발한다. 공격형 선수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현정화 감독은 “서효원은 국내 무대보다 국제 무대 승률이 높았다”며 미련을 버리지 않은 눈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분명 큰일을 낼 것”이라는 예언도 했다.

 적잖은 여자 선수들이 예쁜 외모로 주목을 받은 뒤 성적이 떨어지곤 했다. 그래서 주위에서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효원은 꿋꿋하다. 그는 “내 꿈이 높이 있기 때문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글=이형석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서효원은

▶ 생년월일=1987년 5월 10일

▶ 출생=경북 경주

▶ 체격=1m60㎝·53㎏

▶ 전형=오른손·셰이크 핸드 수비형

▶ 학력=안강제일초-근화여중-근화여고

▶ 경력=2008년 아시안컵 여자단식 4강, 2010년 슬로베니아 오픈 탁구대회 개인복식 3위(박미영), 2011년 코리아 오픈 여자복식 4강, 2011년 폴란드오픈 탁구대회 개인단식 3위, 2011년 전국탁구종합선수권 개인단식 우승

▶ 가족=서영석(58)·허미란(62)씨의 1남2녀 중 첫째

▶ 취미=영화 보기, 컴퓨터

▶ 별명=핑크공주(핑크색을 좋아해서)

▶ 좌우명=노력하면 할수록 꿈은 가까워진다

▶ 우승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진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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