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고통지수가 2000년대 들어 셋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산출하는 고통지수가 높을수록, 국민이 느끼는 경제상황이 나쁘다는 뜻이다. 28일 한국은행과 고용노동부·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까지 소비자물가는 평균 4% 올랐다. 실업률은 3.5%를 기록해 이 둘을 합한 고통지수는 7.5로 집계됐다. 2001년과 2008년에 이어 셋째로 높은 수치다. 신용카드 대란 직전인 2001년엔 물가가 4.1% 오르고 실업률이 4%에 달하며 고통지수가 8.1을 기록했다.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엔 물가상승률 4.7%, 실업률 3.2%를 각각 기록해 이 지수가 7.9로 치솟았다.
문제는 소득까지 줄고 있다는 점이다. 올 들어 9월까지 물가상승을 감안한 실질임금 증가율은 -3.49%였다. 실질임금은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를 빼곤 줄어든 적이 없다.
가계의 고통은 내년 상반기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기가 둔화하면서 물가상승률이 꺾이지 않고, 실업률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 들어 10월까지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0%를 넘어섰다. 정부·한국은행과 민간 연구소가 내놓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도 올해보다 낮은 3%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연구위원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둔화해 실업률이 높아지면 가계가 느끼는 고통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나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