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 배아복제 허용

중앙일보

입력

영국 정부는 16일 의료연구 목적에 한해 인간 배아를 복제할 수 있도록 최초로 허용했다.

영국 정부는 수석 의무관 리엄 도널드슨 교수가 지난 5월 관계장관들에게 제출, 이날 공표된 보고서를 승인하면서 인간 배아복제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을 개정,과학자들이 초기단계의 배아로부터 세포를 추출해 피부와 다른 조직들을 배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개정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경우 영국은 특정 목적에 한해 인간 복제를 허용하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된다.

그간 많은 국가들은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복제 기술 사용을 꺼려해 왔다.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종래 치료가 불가능했던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찾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배아도 인간 생명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종교 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영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의료 연구 차원일 경우 수정후 14일 이내의 인간 배아에서 모든 간세포의 추출이 가능해진다.

특히 현행법 개정안이 담고 있는 연구 내용에는 태아를 만들기 위해 인간세포를 복제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과학자들은 "간세포 복제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씨병, 낭포성 섬유증 등 퇴행성 질환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건강한 조직을 하루만에 생산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도널드슨은 "의료적인 잠재력이라는 측면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이 가능성이 과연 실현될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의료 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 개정안은 그러나 생식을 위한 인간 복제를 금지시킴으로써 과학자들에 의한 쌍둥이 아이 `생산''을 원천 봉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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