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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 NO ! 영화가 좋아 - 조지 클루니(George Clooney)

중앙일보

입력

얼마전〈콰이강의 다리〉와〈스타워즈〉시리즈에 출연한 명배우 '알렉 기네스'가 8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는 씁쓸한 소식을 접했다. 뿐만 아니라〈농부의 딸〉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로레타 영'의 모습도 이젠 볼 수 없다. 당대를 풍미했던 두 배우의 명복을 빌며 이번 주에는 그들이 남긴 영화들과 함께 지리한 더위를 이겨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된다.

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반복되는 전투가 있다. 슬슬 더위가 시작될 무렵 시작되는 이 전투엔 '헐리웃'이라는 로고가 선명하게 찍힌 전투복을 입은 골빈 괴물들이 대량으로, 어김없이, 매년,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한꺼번에 출몰한다. 한 손엔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려오는 별 모양의 검을, 다른 손엔 어마어마한 위력을 지닌 '블록버스터' 폭탄을 들고.

이미 오래 전부터 작전계획은 치밀하게 짜여졌다. 무엇을 위해? 바로 돈을 위해! 이윽고 전투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뜨고 뻔히 당할 줄 알면서도 흩어지지 않고 한 곳으로 모여 참패한다. 인정 사정없이 예정된 시간에 폭탄은 투하되고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아무 생각없이 콜라와 팝콘 따위로 방어하기에 바쁘다. 매년 여름 극장가는 이렇게 시작된다.

〈퍼펙트 스톰(The Perfect Storm)〉은 올 여름 전장에 뛰어든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중 한 편. 암살자와의 심리전(사선에서)과 세균과의 시간싸움(아웃브레이크), 그리고 테러리스트와 공중전(에어 포스 원)에 이어 '볼프강 프터슨' 감독이 준비한 비장의 필살기(!)는 바로 파도와의 한판. 재난영화의 뻔한 공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지만 특수효과 만큼은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정교하고 웅장하다. 이는 '조지 루카스'가 이끄는 당대 최고의 특수효과팀인 ILM의 솜씨 덕분. 여기에 최고의 섹시스타로 자리잡은 '조지 클루니'가 가세, 영화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

대서양 북부 글루체스터 어항으로 만선의 꿈에 부풀어 고기잡이에 나선 어부들이 허리케인과 다른 두개의 기상전선이 충돌하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폭풍을 만나면서 악전고투한다는 처절한 사연을 담고 있는 영화는 유난히 '조지 클루니'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자연에 맞서 싸우는 '빌리' 선장역으로 등장해 거칠고 무뚝뚝한 뱃사람을 연기하며 섹시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남성적 매력을 선보였기 때문. 덕분에 개봉 전부터 '조지 클루니' 대 '멜 깁슨'이라는 대결 양상을 보인〈패트리어트〉와의 승부가 '조지 클루니'의 싱거운 판정승으로 끝나면서 그의 주가는 연일 치솟고 있다.

1961년 켄터키주 레싱턴에서 태어난 그는 유명한 뉴스 앵커이자 토크쇼 진행자였던 아버지 '닉 클루니' 덕분에 일찍부터 연예계와 인연을 맺었다. 하지만 정작 하고 싶었던 일은 야구선수가 되는 것이었다고. 그러나 21살이 되던 해 연기자로 인생의 항로를 변경했다. 몇 년의 무명시절을 보내던 중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서 최고 인기를 누린 NBC-TV의 의학 드라마〈ER〉에 캐스팅 된 것. 말썽 많지만 매력적인 소아과의사로 등장한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고 지체없이 영화로 눈을 돌렸다.

첫 주연을 맞은 영화는 '신동'이라 부리며 혜성처럼 등장한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액션 호러 활극〈황혼에서 새벽까지(From Dusk Till Dawn)〉. 좀 모자라는 '쿠엔틴 타란티노'를 데리고 멕시코로 탈출하는 배역을 맡아 팬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어느덧 중년이 됐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여인 '미셸 파이퍼' 와 공연한 로맨틱 코미디〈어느 멋진 날(One Fine Day)〉도 작품성은 그저 그랬지만 팬들로부터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때부터 그에겐 '최고의 섹시 가이'라는 닉네임이 붙여졌다. 피플지가 선정한 '아름다운 인물'에 포함된 것은 물론이다.

어느 날 소리소문없이 개봉되어 비디오 숍으로 직행한 〈조지 클루니의 표적(Out of Sight)〉(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중 한편이다. 꼭 한번 감상하기를 강력히 추천함. 특히 '조지 클루니'의 팬이라면 더욱!)은〈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89년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연출과 '조지 클루니,' '제니퍼 로페즈'의 뛰어난 연기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매력적인 은행강도와 특이한 남성 취향을 지닌 미모의 연방 보안관이 사랑에 빠진다는 극적 설정에 쫓고 쫓기는 숨가쁜 과정을 로드무비 형식에 대입시켜 평론가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걸프전 뒷 이야기를 다룬〈쓰리 킹즈(Three Kings)〉는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가볍고, 빠르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시종일관 계속되는 액션과 블랙 유머, 그리고 현란한 음악은 엔딩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화면에서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그의 최근작은 지난해 칸 국제 영화제 초청된 '코엔' 형제의〈오 형제여, 어디 있는가(O Brother, Where Art Thou)〉. 30년대 공황기 미국의 율리시즈로 등장해 멋진 콧수염을 기른 능글맞은 매력을 선보였다. 현재 그는〈조지 클루니의 표적〉에서 호흡을 맞춘바 있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과 함께〈Ocean's Eleven〉의 촬영에 여념이 없다. 2001년 개봉예정.

퍼펙트 스톰 공식 홈페이지
http://www.perfectstorm.net

조지 클루니 팬사이트
http://members.tripod.com/glowdoll/clooney.html
http://www.geocities.com/TelevisionCity/4967
http://www.angelfire.com/in2/clooney/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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