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림픽] 사본, 복싱 3연패 도전

중앙일보

입력

마이크 타이슨이 약관 20세의 나이로 프로복싱 WBC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1986년, 아마복싱에서도 대스타가 나타났다. 펠릭스 사본(32.쿠바)이다.

당시 18세이던 사본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복싱계에 또 하나의 충격을 던졌다.

'핵펀치' 하나로 승부한 타이슨에 비해 사본은 공.수 기본기와 스피드, 펀치 등 복서로는 완벽한 선수로 꼽혔다. 복싱전문가들은 사본과 타이슨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를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였다.

타이슨과 사본은 그 후 14년 동안 사뭇 다른 길을 걸었다. 타이슨은 성폭력과 폭행으로 감옥을 들락거리고 천문학적인 돈을 벌면서도 방탕한 생활로 파산했다. 타이슨은 세번 졌고 현재 챔피언 벨트가 없다.

사본은 돈을 싸들고 프로 전향을 권유하는 미국 프로모터들의 유혹에도 꼿꼿하게 버텼다. 또 86년 데뷔 후 단 한차례도 지지 않다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첫 패배를 기록했다.

그러나 당시 패배는 동료 쿠바선수의 석연찮은 판정에 항의, 경기를 보이콧한 것이?때문에 실력으로 진 것은 아니다.

그동안 사본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6연속 우승했고 올림픽을 두 차례 제패했다. 쿠바가 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했다면 이미 올림픽 3연패 위업을 달성했을 것이다.

사본은 시드니올림픽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한다. 주위에서는 사본의 3연패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팀 주장으로 선발된 사본은 "조국의 영광을 위해 올림픽을 꼭 제패하겠다" 고 말했다.

돈보다 자신의 이상을 위해 링에 오른다는 점에서 사본은 무하마드 알리를 닮았다. 알리는 인종차별에 항의해 챔피언 벨트를 버렸고 월남전 파병을 거부, 투옥되면서도 복서로서의 순수한 꿈을 잃지 않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