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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은 선의에 입각한 돈 … 파리도 사실상 새 … 오, 와우 … 쏘지 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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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011년은 격동의 해였다. 연초부터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었고,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사회가 어수선한 사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하반기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통과되면서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까지 터지더니 12월 19일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사건으로 얼룩진 신묘년(辛卯年) 한 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어록을 정리한다.

◆ 정치

청춘콘서트를 연 박경철(왼쪽)씨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오만 군데에서 압력이 들어오더라.”=감사원장을 지낸 김황식 국무총리, 2월 언론사 간부와 만난 자리에서 저축은행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감사했던 경험을 말해 주며.

▶“25.7%가 사실상 승리면 파리도 사실상 새다.”=시골의사 박경철씨, 8월 무상급식 주민투표율(25.7%)이 높게 나와 "사실상 승리했다”고 본다고 한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말을 반박하며.

▶“팔을 내놓으라면 팔을, 눈을 내놓으라면 눈을 내놓겠다.”=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8월 한 대중집회에서 야권통합을 위해선 민주당이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며.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며, 한나라당은 응징당해야 한다.”=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9월 인터넷 매체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므로 조그마한 허점도 남겨선 안 된다.”=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가 잇따르자 9월 30일 확대비서관회의에서 참모들에게 당부한 말.

▶“한나라당은 뼛속까지 바꿔야 한다.”=박근혜 비대위원장, 12월 14일 당 쇄신파 의원과의 회동에서.

◆ 사회

장애아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

▶“정말 선의에 입각한 돈이었다.”=곽노현 서울시교육감, 8월 24일 기자회견에서 박씨에게 준 2억원은 후보 사퇴의 대가가 아니었다며.

▶“내가 열받아 다 까버리면 국정 운영이 안 된다.”=김준규 전 검찰총장, 12월 15일 기자회견에서 이국철 SLS 회장과 만난 이유를 설명하던 중.

▶“뼛속까지 친미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은 2011년 11월 22일을 잊지 않겠다.”=인천지법 최은배 부장판사, 한·미 FTA 국회 비준을 비난하며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샤넬 가방값 보내줘요. 540만원.”=11월 공개된 ‘벤츠 여검사’이모씨의 문자메시지. 최모 변호사에게 청탁을 들어준 대가로 명품 가방 구입비를 요구하며 보낸 문자.

▶“법정을 가득 채운 농아자들은 수화로 이 세상을 향해 소리 없이 울부짖는다.”=‘도가니’ 사건 1심 공판검사였던 임은정 법무부 법무심의관이 9월 30일 개인 홈페이지에 공개한 당시의 일기.

▶“때리삐까예(때려버릴까요)?”=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전 비서 공모씨, 10·26 재·보선 전날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 비서 김모씨에게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이 가능하다고 큰소리치며.

▶“쫄지 마.”=인터넷방송 ‘나는 꼼수다’ 출연자 김어준씨가 방송과 책을 통해 올해 유행시킨 말.

◆ 경제

▶“경제학 공부를 계속해 왔지만 그런 얘기는 들어보질 못했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3월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누는 초과이익공유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한 데 대해.

▶“금융감독원이 아니라 금융강도원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5월 12일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적과의 기나긴 전쟁이었다.”=유정복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6월 1일 구제역 사태로 인해 장관 직에서 물러나며.

▶“기왕 아름다운 마음으로 내렸으니 올릴 때도 아름다운 마음을 유지해 줬으면 한다.”=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6월 말 기름 값 100원 인하 조치가 끝나는 정유사들에 ‘단계적 인상’을 당부하며.

▶“복지 포퓰리즘에 맞서 레오니다스가 이끌던 300명의 최정예 전사처럼 굳건히 협곡을 지켜야 한다.”=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6월 취임사에서 페르시아의 대군과 맞섰던 스파르타의 300인 전사를 거론하며.

◆ 문화·연예·스포츠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위원으로 활동한 김연아. [연합뉴스]

▶“온 나라를 내 어깨에 짊어진 듯한 느낌이었다.”=김연아, 5월 18일 스위스 로잔에서 평창유치위원회 대표로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엄마를 부탁해』는 나에게 해외 문화와 독자를 만나고 느끼게 한 엄마 같은 작품이다.”=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해외 북투어 행사를 마치고 8월 귀국하면서.

▶“선거 유세 때 시장 돌아다니며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최효종, 10월 2일 개그콘서트 시사 개그에서 한 말. 이후 무소속 강용석 의원에게 집단 모욕죄로 고소당해.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현빈,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최효종

▶“조기축구회 감독을 해임하는 것도 아니고.”=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 해임 통보를 받은 지 하루 뒤인 12월 8일 해임 결정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며.

◆ 국제

▶“그를 잡았다(We got him), 이제 정의가 실현됐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5월 1일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을 공식 발표하며.

▶“오, 와우.”=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 10월 5일 숨지기 몇 시간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

드라마 ‘시크릿가든’의 현빈.

▶“그와 함께 일했던 것은 미치도록 대단한 명예(honor)였다.”=마이크로소프트의 공동창립자 빌 게이츠, 잡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잡스가 생전에 자주 사용했던 ‘미치도록 훌륭하다(insanely great)’는 표현을 인용하며.

▶“우리는 99%다. 1%가 모든 것을 차지했다.”=‘반(反)월가 점령’ 시위대, 금융기관의 탐욕과 부패·사회적 불평등에 항의하며 9월부터 벌인 시위에서.

▶“쏘지 마. 쏘지 마.”=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10월 20일 고향 시르테에서 시민군에 체포되기 직전에.

▶‘쥐어짜인 중산층(squeezed middle)’=옥스퍼드 영어사전 편찬자들이 11월 선정한 올해의 단어. 경제위기에서 물가 상승, 임금 동결, 공공 지출 삭감 등에 특히 영향을 받은 사회계층을 뜻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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