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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자율고 자기주도학습 전형 2년 돌아보니

중앙일보

입력

 2012학년도 자기주도 학습전형이 모두 종료됐다.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 자율고를 중심으로 전국의 95개 학교에서 실시된 자기주도 학습전형이 올해로 2년 차다. 시행 첫해인 작년에는 경험이 미비한 부분도 있었지만 올해는 시행학교와 학생, 학부모가 준비해 진행된 전형이라 변별력을 갖춘 선발의 형태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내신성적으로 선발하는 1단계를 배수 범위 내에서 통과한 후에 일부 학교에서는 전교 1등인 지원자가 탈락하고 성적이 그 이하인 지원자가 합격하기도 했다. 성적을 합격의 절대기준으로 평가했던 시절에는 당연히 합격돼야 할 지원자들이 떨어지는 상황, 이것이 자기주도 학습전형의 매력이다. 1단계의 내신성적과 분리해 2단계의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를 실시하면서 소위 말하는 뒤집기가 가능한 전형방법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의 학습효과가 있어서인지 이런전형의 결과에 대해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내신을 바탕으로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를 종합적으로 잘 치뤄야 합격이 보장되는 하나의 제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현재 중학교 1·2학년들은 자기주도 학습전형을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내신성적에 관해 전 과목 내신을 볼 수 있는 자율고와 수학·과학을 볼 수 있는 과학고, 그리고 영어내신만 볼 수 있는 외국어고와 국제고는 각각 차이가 있다. 특히 영어 한 과목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외고·국제고에서는 학생에 관한 정보가 더욱 제한적이다. 또한 영어 한과목만 잘 한다고 전반적인 학업능력이 골고루 구비됐는지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다. 바꿔 말하면 외고·국제고 지망생들은 영어 외에 다른 과목을 소홀히 하면 최종 목표인 대학진학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내신은 상위권 학교를 꿈꾸는 지원자라면 누구나 꾸준히 준비해야 하는 필수항목이기 때문이다.

 학업계획서, 교사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와 같은 서류전형에서 평가관들은 학생의 장점과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자기주도 학습과정과 진로계획, 봉사 및 체험활동, 독서활동에 이르기까지 지속성과 연관성,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논리성과 유의미성을 가진 유기적인 준비가 스토리텔링의 형태로 서류에 녹아져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면접평가의 변별력은 지원자 개인이 다수의 면접관 앞에서 면접을 하면서 순위가 나타나게 된다. 평소부터 발표력과 표현력, 문제 해결력을 갖고 생각과 발표훈련을 많이 해야 실전에 강해질 수 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의 입학사정관전형이 5년 차를 지나면서 종단연구가 가능한 데이터가 쌓이게 됐다. 고교입시는 내년에 3년 차를 맞게 되면 역시 종단연구가 가능하게 된다. 지필시험이라는 선발고사를 치룬 학년과 자기주도 학습전형으로 뽑은 학년의 비교 성과가 기대된다. 2014학년도부터는 절대평가제도가 맞물리면서 자기주도 학습전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우선 내년도 자기주도 학습전형은 큰 변화가 예상되지는 않는다. 1단계 내신준비 철저, 2단계 서류평가와 면접평가에 대한 꾸준한 준비가 성공의 지름길이다. 내신성적의 우위확보와 서류 및 면접역량의 강화는 교과성적과 비교과 활동이 모두가 균형 있게 준비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정남환 전국입학담당관협의회장(안양외고 입학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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