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사이트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공포' 사이트가 청소년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괴기' '엽기' 사이트로도 불리는 이들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피서 (?)
를 즐기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

현재 인터넷에 올라 있는 공포사이트는 2백여개. 동네 입구의 귀신고개 이야기에서 유령의 집, 유령의 모습이라는 사진, 미확인비행물체 (UFO)
사진,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미스테리 등 내용도 다양하다.

게다가 소름끼치는 비명, 기괴한 웃음소리 등 더위를 싹 달아나게 하는 공포음향을 들을 수 있는 사이트도 있다.

괴괴한 분위기의 그림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 때문에 방문자도 급격히 늘고 있다.

고교생 金모 (17)
군은 "공포사이트를 보고 나면 밤에 집밖으로 나가기도 무서울 정도지만 이상하게 재미가 있고 더위도 싹 가신다" 며 "친구들도 하루에 한번 이상은 공포사이트에 들어간다" 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사이트는 방문자가 40여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황이다.

문제는 청소년들의 정서를 해칠 수 있는 참혹한 장면이 많다는 것. 대부분 사이트는 초기화면부터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산발한 푸른 눈의 여자가 노려보는가 하면 피가 뚝뚝 떨어지고, 목을 맨 여자가 흔들거리는 섬뜩한 장면도 있다.

상당수 사이트의 '호러 (Horror)
사진' 란은 손.발.목이 절단되거나 피범벅이 된 범죄.사고장면에서 내장이나 뇌를 끄집어내는 부검장면 등 끔찍한 사진들로 채워져 있다.

영남대 장현갑 (張鉉甲.심리학)
교수는 "청소년들이 잔혹한 장면을 계속 볼 경우 인간 본능 중의 하나인 공격적 욕망을 자극해 인격 형성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고 경고했다.

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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