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최고 타자의 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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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에서 명성을 날리는 대선수가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베이스볼 아메리카 온라인 웹사이트는 대선수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가장 이상적인 조건을 두뇌, 체격, 눈, 팔, 다리, 손, 손목 등 신체 각부분을 세분해서 소개, 눈길을 끌고 있다.

타자와 투수부분으로 나눠 2회에 걸쳐 내용을 소개한다. 편집자

타자

▶두뇌

다른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두뇌능력이 떨어지면 대선수가 될 수 없다. 또한 두뇌가 명석하다고 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필수적이다.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타자로 평가되고 있는 샌디에고 파드리스의 토니 그윈이 대표적인 선수다.

그윈은 매일 투수들의 투구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보며 공부하는 ‘학구파’다. 특히 그는 경기 전날 다음날 등판할 상대투수의 투구폼을 면밀히 분석한 후 출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윈은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내셔널리그 타격왕 8회, 통산 평균타율 .338로 테드 윌리엄스 이후 가장 뛰어난 타자로 인정받고 있다.

▶체격

각 구단의 전문스카우트들은 공통적으로 “강타자로서의 전형적인 체격은 없다”고 말한다. 마크 맥과이어, 켄 그리피 주니어 등 홈런타자들이 평균 이상의 체격조건을 갖고 있으나 “좋은 체격이 좋은 타자로 연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다. 루스의 체격조건은 공을 밥먹듯이 담장밖으로 쳐내는 홈런타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신시내티 레즈의 스카우트인 게리 휴즈는 “이상적인 타자로서의 체격조건은 없다. 강타자는 결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한다.

▶눈

좋은 선구안은 뛰어난 타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필수조건이다. 강타자들이 어색한 스윙을 하는 것을 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좋은 선구안은 투수의 투구폼을 읽고, 볼과 스트라이크를 가리고, 가장 자신있게 때릴 수 있는 볼을 고르는 능력까지를 포함한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가 현역선수 중 가장 선구안이 좋은 타자로 평가되고 있다. 볼넷 진루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본즈는 지난 86년 데뷔이래 한시즌 1백개 이상의 삼진아웃을 기록한 적이 한번도 없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래리 디어커 감독은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눈을 갖고 있다. 그가 자신없이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그의 뛰어난 타격은 바로 뛰어난 선구안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팔

강한 팔이 강타자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라는 사실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홈런왕 마크 맥과이어가 증명한다. 맥과이어의 팔꿈치 윗부분(이두박근)은 보통 사람들의 허벅지 사이즈와 비교될 정도다. 여기에 굵고 강한 팔뚝도 장타력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조건이다.

지난 90년대 5백피트 이상의 장거리홈런이 22개 나왔다. 이중 12개를 맥과이어가 날렸다. 3개를 기록한 시카고 컵스의 새미 소사도 맥과이어에는 못미치지만 굵고 강한 팔을 갖고 있다.

▶다리

많은 전문가들은 “뛰어난 타자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팔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강한 다리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탬파베이 데블레이스 1루수인 프레드 맥그리프는 “많은 사람들은 타자들의 힘이 팔에서 나온다고 잘못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파워히터들은 다리로부터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맥그리프는 ‘강한 다리의 강타자’로 소사를 지목한다. 올시즌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챔피언에 오른 소사는 실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굵고 강한 다리’를 갖고 있다. 특히 그가 홈런을 날린 후 1루쪽으로 껑충 뛰는 것도 타격순간 다리에 힘을 몰아쓴 후 이를 풀기위한 자연스런 동작이라는 분석이다.

▶손

타자에게 있어서 빠른 스윙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손이다. LA 다저스의 강타자 게리 셰필드는 지난 86년 드래프트 6순위로 프로에 데뷔했다. 당시 스카우트들이 셰필드의 장점을 분석할 때 제1항목으로 기록한 것이 바로 배팅속도였다.

셰필드는 올시즌 여전히 손에서 나오는 빠른 배팅의 파괴력을 앞세워 소사, 본즈와 홈런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의 외야수 제프리 해먼즈는 “그는 내가 본 타자들 중에서 가장 빠른 배팅속도를 갖고 있다. 현역선수 중 그보다 방망이를 빠르게 휘두를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말한다.

▶손목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홈런기록(7백55개)을 갖고 있는 행크 애런은 타자로서 결코 크지 않은 체격이었다. 신장 6피트인 애런은 현역시절 평균 1백80파운드 체중을 유지했다. 2백파운드가 넘는 타자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에서 상대적으로 왜소한 체격이었다. 그러나 그가 위대한 홈런기록을 낼 수 있었던 비장의 무기는 바로 ‘굵고 강한 손목’이었다.

애런과 같은 시대 선수생활을 했던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펠리페 알루 감독은 “애런의 손목은 특별히 굵고 강해 장인의 손목을 연상시켰다”고 회고한다.

현역선수 가운데 강한 손목을 가진 대표적인 선수는 엑스포스의 간판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로 그는 특별히 긴 손가락과 굵은 손목으로 ‘도미니카공화국의 농사꾼’이란 닉네임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애런과 게레로가 강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손목만 강한 것이 아니라 ‘타격시 원하는데로 공을 날릴 수 있는 균형감각’을 함께 갖고 있기때문이라고 평한다. 뛰어난 균형감각이 뒷받침될 때 ‘강한 손목’의 위력이 배가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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