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억 입금 이상득 여비서 계좌는…개인 아닌 의원실 운영비 관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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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지난 2년간 출처불명의 현금 8억여원이 입금됐던 한나라당 이상득(76) 의원 여비서 2명의 계좌는 개인용이 아닌 이 의원 사무실 운영비 관리 계좌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비공식적으로 운영비 관리를 했던 이들 계좌에서 이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등에게까지 정기적으로 활동비 명목의 돈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검찰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최근 이 의원 여비서 임모씨 등 2명 계좌의 자금 흐름을 확인한 결과 이들 계좌에서 이 의원 보좌관들과 운전기사, 친인척, 이 의원 부인의 운전기사 등에게 정기적으로 돈이 지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계좌에서는 신문구독료 등 잡비와 명절 선물구입비 등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임씨와 이 의원 보좌관 박배수(45·구속 기소)씨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한 결과 “이들 계좌는 개인 계좌가 아니라 이 의원 사무실 운영비 관리 계좌”라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2009~2011년 이들 계좌에 입금된 출처불명의 현금 8억원이 입금된 경로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2년 동안 국회가 지급하는 사무실 운영비 보조금 등이 8억원에 턱없이 못 미친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이 중 상당액이 불법자금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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