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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히트식품] 초코 시폰, 우유푸딩 … 숨은 맛 찾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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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파리바게뜨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내놓은 ‘메리 시크릿’.

올 한 해 케이크 시장의 트렌드는 ‘믹스 앤드 매치’로 압축된다. 한 가지 상품에 여러 가지 재료를 섞거나(믹스), 다양한 종류의 케이크 조각들을 한 데 묶은 것(매치)이 인기를 끌었다. 치즈·생크림·시폰 케이크 등 어느 한 가지만 선택해야 했던 소비자들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한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

SPC 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의 ‘시크릿 케이크’가 바로 이런 트렌드를 타고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출시 한 달 만에 10만 개가 팔렸다. 이 케이크는 바닐라, 초코 시폰과 초코 쿠키를 층층이 올리고 그 사이를 우유푸딩으로 채웠다. 겉은 신선한 생크림으로 감쌌다. 하나의 케이크 안에 다양한 맛과 질감이 숨겨져 있다는 뜻에서 시크릿 케이크라는 이름이 붙었다.

‘믹스 앤드 매치’ 트렌드는 케이크 구매 패턴도 변화시켰다. 파리바게뜨 측은 “시크릿 케이크를 디저트용으로 사는 소비자들이 생일·기념일 같은 ‘축하용’ 구매자의 3배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시크릿 케이크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끈다는 점에서 1세대 버터크림, 2세대 생크림, 3세대 무스 케이크에 이은 4세대 케이크로 불린다.

파리바게뜨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눈송이 모양의 초콜릿 장식 등을 얹은 ‘메리 시크릿’을 12월 25일까지 한정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케이크 분야의 믹스 앤드 매치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에 ‘시크릿 케이크 Ⅱ’를 출시해 트렌드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방침”이라고 말했다.

SPC 그룹의 또 다른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 ‘와츄원(What you want?)’도 믹스 앤드 매치 상품이다. 지난달 말 출시된 와츄원은 ‘엄마는 외계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31요거트’ 같은 인기제품을 패키징한 것이다. 아이스크림 케이크 한 조각 한 조각 위에 아이스크림 맛과 어울리는 장식을 얹었다.

배스킨라빈스는 하나의 케이크에서 다양한 아이스크림을 맛보길 원하는 소비자 욕구를 파악하고 꼬박 1년을 준비해 ‘와츄원’을 내놨다. 일단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한 조각씩 잘라 붙이는 데 필요한 특수 칼날을 개발하는 데부터 힘을 쏟았다. 자를 때 아이스크림이 날 표면에 묻어나지 않는 게 관건이었다. 6개월의 실험 끝에 영하 20도의 아이스크림을 일정한 크기로 녹지 않게 자를 수 있는 특수 칼날을 만들었다. 아이스크림 케이크는 빵 케이크와 달리 잘라낸 케이크 조각들을 모아 붙이는 과정에도 수만 번의 시험이 필요했다. 여기에만도 6개월이 걸렸다.

이런 과정을 거쳐 와츄원이 나오자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출시 약 3주 만에 판매 10만 개를 넘어서며 배스킨라빈스의 아이스크림 케이크 매출을 30% 이상 끌어올렸다.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와츄원은 기획 단계부터 소비자 의견을 반영하고 기술적 측면에서도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이라며 “앞으로도 새로운 제품과 앞선 기술로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채승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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