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산 둘레길 넘어 김일성 고지 찾아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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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달 초 개방한 강원도 철원군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을 한 관광객이 오르고 있다. 길 끝 전망대는 군 관측초소를 리모델링한 것이다.

철원군 철원읍 사요리 소이산 생태숲 녹색길이 이달 초 주민에 개방됐다. 소이산 정상에서는 철원평야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맑은 날에는 멀리는 북한의 고암산(일명 김일성 고지)도 볼 수 있다.

 철원군은 2011년 행정안전부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공모사업으로 국비 등 10억원을 들여 노동당사 맞은 편에 위치한 소이산에 3.2㎞의 둘레길과 0.8㎞의 전망대 오름길을 조성했다. 주변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는 군부대 관측초소를 리모델링했다. 녹색길 주변에는 군부대 막사와 헬기장 등이 남아 있으며 화장실과 벤치 등의 편의시설도 갖췄다. 벤치 등받이에는 철원의 역사와 문화 등을 간단히 적어 안내 기능을 하도록 했다. 또 나무로 만든 포토존과 나무다리, 나무계단도 설치됐다.

 소이산 정상에는 해발 362.3m로 조선시대 봉수대가 있었다. 그 주변은 6·25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전쟁 후에는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에 위치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었다. 2000년 10월 민간인출입통제구역에서 해제됐으나 군부대가 훈련장으로 사용해 일반인은 찾지 않았다.

 소이산 북쪽은 지뢰지대로 녹색길 입구 인근에는 길이 1.1㎞에 지뢰경계용 펜스가 설치돼 있다. 소이산은 군부대의 훈련 이외에 인적이 닿지 않아 구절초와 복분자 딸기, 산국, 미역취, 좀작살나무, 개느삼, 참쇠고비 등 100여 종의 자생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철원군 정책과 이현주씨는 “노동당사를 포함해 주변 안보관광지와 더불어 철원의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군부대와 협의해 녹색길을 조성했다”며 “파고라를 설치하는 등 시설을 보완해 자연학습 및 생태체험장으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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